TV조선 재승인 의혹으로 기소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최종 평가 점수 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아 기소된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첫 재판에 출석해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태웅)는 26일 오전 10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한 전 위원장은 재판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만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결국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소사실 전체 내용을 다 부인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사실관계 그리고 법리적 측면에서 공소사실 자체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론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장일본주의·인권보호수사규칙·증거신청방식 등 형사소송규칙을 위반해 공소 제기가 위법한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사는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했으며 추후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할 관계자 진술도 공소장에 그대로 적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검찰은 피고인 등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관련 있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했는데, 이는 인권보호수사규칙 위반이고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이다"라고 강조했다.
공소장에서 한 전 위원장의 민언련 경력 등을 강조하거나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증거목록을 나열하는 등 검찰이 예단을 갖고 수사에 임해 무리한 조사를 감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피고인 6명에게 의견서와 요청사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다음 기일 진행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TV조선 반대 활동을 한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TV조선 평가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고서도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또 TV조선 재승인 유효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방통위 안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지난해 9월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등 내용이 담긴 허위 보도설명자료를 낸 혐의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 점수 조작 사시를 보고받은 적이 없고 심사위원 선임과정에서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허위 보도설명자료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당 자료가 허위가 아니고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5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