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내 10대 폭력 조직 중 하나인 '수노아파' 조직원 약 40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서 3박 4일간 머무르며 호텔 직원과 고객을 상대로 욕설과 위협을 하며 난동을 부린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3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수노아파 조직원 9명을 구속 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39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이 남산 하얏트 호텔 로비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는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10월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3박 4일간 숙박하며 공연장에서 소란을 피우고 사우나 등에서 문신을 드러내며 난동과 행패를 부린 혐의를 받는다. KH그룹 배상윤 회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호텔 직원에게 욕설과 위협을 일삼은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해당 사건은 수노아파 부두목급 조직원 등이 호텔 소유주인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수십억원을 잃으면서 불거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손실금 회수 목적으로 수노아파 조직원에 사주해 저지른 폭력조직 간 이권 다툼"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중대 조직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직접 전면적인 보강수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 단위 폭력조직이 '또래 모임'을 가지며 세를 과시하는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제공이 과정에서 호텔 난동사건 가담자 중 7명을 구속하고 신규 가입조직원 21명(2명 구속)을 입건했다. 여기에 경찰에서 송치한 조직원 18명을 더하는 등 총 39명(구속 9명)을 사법처리함으로써 조직을 와해시켰다고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수사과정에서 수노아파 외에 다른 전국 단위 폭력조직이 계파를 초월해 '또래 모임'이라고 불리는 정기 회합을 하며 세를 과시하는 실태를 확인했다"며 "시민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폭을 끝까지 파헤쳐 배후까지 철저히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 조폭 모임 현장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