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8년 전 숨진 출생 미신고 영아가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야산 일대에서 시신 수색에 나섰다.
5일 오전 10시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야산 입구. 부산경찰청 소속 기동대와 과학수사대 등 경력 50여명이 삽을 들고 나타났다.
이들은 도로와 맞닿은 야트막한 야산에 일렬로 줄지어 서서 삽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서 땅을 파는 대원들 목덜미로 땀이 줄줄 흘렀다.
지친 대원들이 잠시 현장을 빠져나오자 경찰특공대 수색견이 투입돼 현장 곳곳을 훑기도 했다.
5일 오전 영아가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한 야산에서 경찰 수색견이 현장에 투입된 모습. 박진홍 기자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심각한 표정으로 수색 현장을 지켜봤다.
이곳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입건된 친모 A(40대·여)씨가 지난 2015년 2월 생후 8일 만에 집에서 숨진 딸 B양을 묻었다고 진술한 장소다.
A씨는 병원에서 나온 지 하루 만에 집에서 B양이 숨졌고, 경황이 없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차량으로 사체를 옮겨 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한때 현장을 수색하던 경찰이 25cm짜리 뼛조각 1개와 그보다 작은 뼛조각 3개를 발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뼛조각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지만, 눈으로 볼 때 신생아 뼈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5일 오전 부산 기장군 유기 영아 수색현장에서 경찰이 발견한 뼛조각(빨간 원)을 살펴보고 있다. 박진홍 기자뼛조각을 수거한 한 경찰관은 "보통 신생아 뼈는 크기가 작고 무른 상태인데 수거한 뼛조각은 그런 종류가 아니었다"며 "작은 뼛조각들은 날카로운 기계로 자른 듯한 단면이 보였는데, 사람 뼈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에도 수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8년 전과 비교해 주변 지형이 크게 바뀌어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반드시 친모가 말한 범위 내에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수색 범위를 점점 넓혀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5일 오전 영아가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한 야산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진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