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면담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두고 정부·여당에 대한 '투트랙 공세'에 수위를 올리는 모양새다.
민주당-IAEA 사무총장 면담…"최종보고서 부실" 규탄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9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종합보고서를 강하게 규탄했다. 대책단장인 위성곤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IAEA 최종 보고서의 부실함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식 농성 중인 우원식 의원도 "해양 방류가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을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고 일본 맞춤형 조사"라며 "그로시 사무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핵 오염수를 마실 수 있고 수영할 수 있다고 말한 걸 보고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논란을 강하게 지적하는 것이 여론전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5~7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IAEA의 보고서에 대한 비신뢰가 56.3%(전혀 신뢰하지않는다 45.2%·신뢰하지않는 편 11.1%)로 신뢰 39.4%(매우 신뢰 20.1%·신뢰하는 편 19.3%)보다 크게 앞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각각 3.1%p, 2.1%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3.6%p 올랐다.
여기에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국회 청문회를 추진한다. 동시에 관련 상임위에서 현안질의를 통해 총공세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구를 비롯한 현장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며 "특히 일본이 실제 방류를 진행할 경우 국민적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평 고속도로 논란 지적까지 '투트랙 공세'
더불어민주당 양평고속도로 진상규명태스크포스(TF)와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이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한 날 오후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지적하며 공세에 고삐를 죄었다. 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기자회견을 열고 백지화를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 최인호 의원은 "양평군민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며 "원 장관은 노선 변경을 민주당에서도 주장해 왔다는 허위 사실로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긴말할 것 없이 노선 변경과 백지화 과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진환 기자 앞서 민주당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에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가 얽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이후 원 장관이 돌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9일 여야가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다시 사업 재추진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사업을 백지화했다가 다시 추진시켰다가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것 자체가 의혹이 사실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며 "여야 합의를 주문했지만 민주당은 모든 의혹이 드러날 때까지 강하게 진실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성별·연령대별·지역별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해 무선전화 RDD(Random Digit Dialing:무작위 전화 걸기)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0%이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