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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신간]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

    창비 제공 창비 제공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


    카카오임팩트 펠로우로 선정된 인권활동가이자 트랜스젠더 박에디(본명 박온열)가 발칙·유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다.

    군필, 기독교인, 노동자, 바리스타, 퀴어판 엔터테이너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박에디는 책을 통해 자신의 젠더 찾기 여정을 풀어냈다. 학교·군대·가정·직장에서 한 사람의 트랜스젠더로 살아온 저자의 희로애락과 성별정정을 하기까지 겪은 정상사회와의 불화가 한바탕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남성이라 말할 수 없었던 박에디는 성별이분법에 기반한 정상사회에 혼란을 느끼고, 성적 발육을 경쟁하는 또래 남자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괴로워했다. 남성사회 표본인 군대에서는 '열외' 대상이기도 했다.

    도망치듯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그에게 응원과 '에디(Edhi)'라는 이름을 지어준 다국적 동료들을 만난 뒤 한국에서의 삶도 바뀌었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가,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활동가로 일했고 연분홍TV '퀴서비스'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박에디 자신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잘 늙어갈 수 있는 사회가 바로 공동체 구성원 누구나 마음 편히 나이 들 수 있는 사회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트랜지션, 성확정수술 등 트랜스젠더 관련 의료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의학 전문가의 감수를 받았다.

    박에디 지음ㅣ최예훈 감수ㅣ창비ㅣ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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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꿈이 될게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 지소연의 첫 인터뷰집 '너의 꿈이 될게'가 출간됐다. 매 순간 도전이었던 축구 선수 지소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루는 동시에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소연이라는 사람을 조명한다.

    축구가 너무 좋았지만 쉽지 않았다. '여자가 왜 축구를 하느냐'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 전국 초등학교 축구부 유일의 여자 선수로 뛰었고, 체구가 작아 축구 선수로서 미래가 밝지 않았지만 만 15세에 대한민국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한국 여자 축구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리그에 데뷔,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득점을 한 첫 한국인으로 8년이 넘는 동안 첼시FC 위민에서만 총 13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책은 지소연이 달성한 눈부신 기록의 여정과 함께 '나답게' 세상이 정한 한계와 편견에 맞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단련했는지를 말한다.

    "내가 그들에게 꿈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중략) 안 될 거라는 주변의 우려와 걱정, 어려운 현실로 인해 좌절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책에서

    지소연·이지은 지음ㅣ클ㅣ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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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잘 살 줄 알았다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2018)로 두터운 팬층을 가진 김멋지·위선임의 블로그 연재 동고동락기 '우린 잘 살 줄 알았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전작인 세계여행 이야기 이후 5년의 시간을 담은 에세이다. 한 지붕 아래서 함게 일하고 살면서 겪은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서로 다른 취향과 성격 탓에 일어나는 엇박자를 즐기고 우울증과 번아웃의 시간을 현명하게 건널 수 있도록 손잡아주며 '잘 살아온' 두 작가의 안부 인사가 반갑다.

    스무 살에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서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718일간 세계를 누비고 돌아와 같이 책을 펴내면서 부쩍 함께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한 둘이 막상 살림을 합치니 "잘 살 거라는 확신은 어떤 기별도 없이 의심이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세모와 바퀴가 달린 자전거처럼 덜그럭거리며 굴러가지만 서로가 있어 의지하며 위로하며 투닥거리며 살아가는 재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김멋지·위선임 지음ㅣ핀드ㅣ268쪽


    파시클 제공 파시클 제공 

    그리고, 터지다


    인권기록 활동가인 박희정이 5인의 여성 만화가를 만나 인터뷰한 기록 '그리고, 터지다'는 만화가의 꿈을 키우던 소녀들의 성장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며 창작자로서의 삶이 어떻게 이어져 가는지 들여다 본다.  

    책은 '카산드라' '도박중독자의 가족' 이하진 작가, '해오와 사라' '남산도서관 환생북클럽' 송송이 작가, '안녕 커뮤니티' 다드래기 작가, '봄이와' 소만(천정연) 작가, '똥두' 국무영 작가 5인이 등장한다.

    만화책은 한때 학교 운동장에 쌓아 놓고 화형식을 당한 경험이 있다. 1970년대 밀수·탈세·도박·마약·폭력과 함께 사회 6대 악으로 지목됐다. 저자는 그 악의 자리에 왜 하고많은 것 중 하필 '만화'가 포함됐는지 질문한다.

    만화는 독자들에게 상상하는 즐거움과 보는 재미를 선사했지만 지금은 당당한 국가 산업의 효자 종목이 된 게임이 과거 중독이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것처럼 사회는 계속해서 한계와 경계를 두려 한다. 종사자들은 스타 작가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쪽에선 노동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64.6% 증가하여 무려 1조 원을 돌파했다. 인기 웹툰은 출판이나 영상화 되어 2차 수익을 발생시킨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에서 공모전을 개최하면 작품을 올리고 '무한경쟁'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만화가'는 '먹고살' 만한 직업이 못 된다는 데 주목한다. 저자는 만화에 대한 인식과 환경의 변화 속에서 거대 플랫폼을 둘러싼 자본의 논리가 '배고픈 예술' 혹은 '변변한 직업조차 못 되는 일'이라는 낙인을 공고히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지금의 만화가들이 처해 있는 극한 플랫폼 노동 환경을 사실적으로 조명하고 잘못된 관행을 어떻게 바꿔나가며 만화 생태계를 더욱 살 만한 곳으로 가꿔갈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자고 한다. 만화, 웹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자.

    박희정 지음ㅣ파시클ㅣ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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