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 류영주 기자동료 여성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고 끝내 살해한, 이른바 '신당역 살인범' 전주환(32)이 2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나온 징역 40년보다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2-2부(진현민·김형배·김길량 부장판사)는 11일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대단히 계획적이고 치밀하고 집요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법원에 수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피고인이 작성한 반성문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과연 피고인이 죄를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우울증 등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고 참작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에 대한 통합심리검토결과를 봐도 피고인의항우울제 복용이나 우울증이 직접적으로 살인과 관련되는 것은 없다"라며 "그 밖에도 우울증이나 알코올 등의 영향으로 판단이 저하된 상태로도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 측이 합의 의사가 없고 엄중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자필로도 냈다"라며 "생전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범행(스토킹)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외상 후 스트레스로 극심한 피해를 보였고, 범행 당시의 도구와 피해자의 저항 능력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피고인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배상을 위한 별다른 조치도 하지 않았다"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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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심 선고 공판을 방청한 유족은 선고 내내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고, 우리 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최고의 법익"이라며 "피고인에겐 상응하는 응분의 형벌을 부과해서 반드시 범행에 따른 대가를 치른다는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로 극히 예외적 형벌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 A(28)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A씨에게 교제를 강요하며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스토킹했고, 이후 피해자의 신고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9년(스토킹 처벌법 위반)을 구형받자 앙심을 품고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전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원래 재판을 받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는 징역 9년이 선고됐다. 항소심에서는 두 사건이 병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