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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양평道-춘천道…"계획없다" 국토부의 무책임과 무능

기자수첩

    [뒤끝작렬]양평道-춘천道…"계획없다" 국토부의 무책임과 무능

    편집자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춘천道 연계 계획 없어…" 예타 핑계 대는 국토부
    전문가 "춘천道 연결해야 교통 분산 효과 기대"
    강상면안은 고통 받는 국민에 대한 포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계획이 없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연계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대한 국토부의 대답이다.
     

    "춘천道 연계 계획 없어…" 예타 핑계대는 국토부

    공교롭게도 논란이 되는 강상면 종점안의 등장과 함께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사업 목적 가운에 '서울-춘천 고속도로 교통 체증 완화'는 사라졌다. 그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예타에서 교통량 분산 효과가 거의 없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웠다. 예타를 해보니 사업 목적 달성이 어려워 빼버렸다는 얘기다.
     
    양평 고속도로와 춘천 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을 보면 왜 그런 예타 결과가 나왔는지 추정할 수 있다.
     
    먼저 양평 고속도로는 시점인 감일 분기점(JCT)에서 수도권 제1순환선을 통해 춘천 고속도로의 강일 나들목(IC)과 만난다. 하지만 양평으로 향하는 양평 고속도로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와 강일IC를 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나마 역행 거리가 짧은 상사창 IC 이용 차량 정도만 이같은 경로를 탈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또 양평 고속도로는 종점인 양평 JCT에서 수도권 제2순환선을 통해 춘천 고속도로인 화도 JCT로 연결된다. 이 경로 역시 거꾸로(서울 방향) 우회해야 하고, 상급 정체 구간인 화도IC~설악IC 구간을 피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양평 고속도로를 이용해 춘천 고속도로를 탄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로선 실익이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상황을 가정한 예타에서 '춘천 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전문가 "춘천道 연결해야 교통 분산 효과 기대"

    위쪽부터 서울-양평고속도로 원안과 대안의 종점. 연합뉴스위쪽부터 서울-양평고속도로 원안과 대안의 종점. 연합뉴스
    그렇다고 국토부가 예타 당시 처음 사업 목적으로 삼았던 '춘천 고속도로 교통 정체 해소' 방안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도로교통 분야 전문가들은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고 있는 양평 고속도로가 춘천 고속도로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종점과 춘천 고속도로상 설악IC~강촌IC 사이를 연결하면 상습 정체 구간을 건너 뛸 수 있다"고 했다.
     
    두 고속도로를 이같은 방식으로 연결하면, 수도권 동북부권은 춘천 고속도로를, 수도권 동남부권에서는 양평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교통량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한 발 더 나아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전문위원은 양서면 종점과 설악IC~강촌IC를 연결하는 것에 대해 "많이 나갔지만, 아이디어가 좋다"고 했다. "중간(37번 국도)까지만 연결해도 (춘천 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국토부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계획이 없다."
     
    2021년 고시된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에 양평 고속도로를 춘천 고속도로와 같은 '동서9축'으로 묶은 것을 찾아내 "이래도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을 내놨다. "갖다 붙였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단다.
     

    "누구를 위한 국토부인가…"


    그러면 여기서 질문을 바꿔보겠다. "누구를 위한 국토부인가."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시도 때도 없이 막힌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 도로를 이용하는 국민들은 오늘 아침에도, 지난 주말 내내, 꽉 막힌 도로 위에서 고통을 경험했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방안인지는 이미 나와 있다. 국토부는 그래도 그리 당당하게 "계획이 없다"고 할 텐가. 국토부 내부에 정말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정말 계획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안 하거나 그렇게 못 한다면 무능이고 무책임이다.
     
    강상면 종점안은 춘천 고속도로와 더 멀어진다. 양평 고속도로와 춘천 고속도로가 연결된다 해도 교통량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더 돌아가고 JCT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결국 강상면 종점안은 춘천 고속도로 연계안에 대한 포기와 같다. 고통 받는 국민에 대한 포기이자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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