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의 한 관영매체가 한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금리 인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한국 특유의 전세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터넷신문 펑파이는 20일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한국 부동산 시장 롤러코스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몇년간 한국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부동산 시장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였으며,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전체 집값은 80%나 올랐지만 지금은 물량과 가격 모두 하락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화훼업계에 종사하는 A씨 사례를 들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연 2.65% 금리로 대출을 받아 인천의 한 아파트를 5억 5천만원에 샀는데, 1년 만에 3억원이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구매 당시 가격으로 아파트 가격이 돌아갔고, 금리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졌다.
펑파이는 2021년 주택가격 고점에 주택구입자들이 주택 구입을 위해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급등하는 금리로 대출 상환액이 2배로 불어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위 '영끌' 매수자의 상황을 전했다.
특히, 한국 만의 특수한 임대제도인 전세제도를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전세제도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고,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 하락세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전세제도는 집값의 60~70%를 일시에 보증금으로 내고 그 이후에는 임대기간 동안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임대주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금리가 낮을 때 세입자는 은행 대출을 이용해 일반 임대료보다 낮은 비용으로 같은 수준의 주택에 살 수 있고, 집주인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해 투자하거나 계속 주택을 사서 계속 임대하는 형태를 택할 수 있다면서 전세제도가 소위 '갭투자'에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입자와 집주인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시스템인 것 같지만 그 모델의 본질은 여전히 '레버리지 게임'이며 의심할 여지없이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세계약을 종료한 B씨는 펑파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운이 좋아서 (올해 5월) 3개월 만에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뉴스를 보면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집주인이 돈을 가지고 도망치기도 한다"면서 역전세와 전세사기 상황을 전했다.
펑파이는 "과거에는 전세제도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집값 하락과 전세가격 하락, 금리인상에 따른 차입금 부담 증가 등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만기 이후 약정한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기 시작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집주인들은 부동산을 헐값에 팔아야 했고, 이는 한국 부동산 침체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부동산을 바라보는 이 신문의 시각은 한국 언론과 다소 차이점이 있다. 상당수 한국 언론들은 사상초유의 역전세 상황과 여전히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 덕분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