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흥덕경찰서 제공'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해 충북 청주흥덕경찰서의 부실했던 대응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흥덕서가 '갑호비상'을 발령한 때는 지난 15일 오전 11시다.
참사가 일어난 지 2시간이나 넘는 시점이다.
경찰의 장마철 교통관리대책을 보면 장마철 기상특보에 따라 갑호·을호·병호 등으로 나눠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갑호는 6시간 동안 강우량 150㎜ 이상이나 12시간 동안 250㎜ 이상 많은 비가 올 때 내려진다.
교통경찰은 전원, 지역경찰은 50%가 동원된다. 극도의 교통 혼란에 대비한 인력 투입 지침이다.
동원된 경력은 취약구간에 순찰차를 배치하거나 우회도로를 확보해야 한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구난 차량 등 협조 체계를 신속히 구축한다.
앞서 지난 2017년과 2020년 청주지역에 집중 호우로 침수가 발생했을 당시 각 관할서는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현장 통제에 나섰다.
청주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때는 지난 14일 오전 5시로, 이미 지역 도로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또 참사 당일인 새벽 4시 10분에는 미호천교 지점에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강내면 도로는 심각한 침수로 통행이 불가능했다.
흥덕서가 15일 오전 11시 갑호비상을 내린 건 장마철 교통 매뉴얼을 어긴 셈이다.
이 같은 부실 대응 정황은 전날(19일) 국무조정실의 감찰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조실은 흥덕서 관계자를 상대로 '강내면 탑연삼거리가 침수됐다는 사실을 왜 경찰서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교통경찰이 왜 배치되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우 발생 시 교통대책 매뉴얼에 따라 비상근무에 나선다"며 "다만 서장의 판단에 따라 발령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