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지게 한 이른바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살인' 혐의는 이번에도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부장판사)는 20일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적용한 살인 혐의 대신, 준강간치사죄가 인정됐다.
김씨는 지난해 7월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건물 아래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후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나 숨었다가 당일 붙잡혔다.
지난해 7월 18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한 단과대학 건물에 경찰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황진환 기자재판부는 "항소심에서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법의학자가 증언했지만, 검찰의 증명 방향과 반대 방향을 가리키기도 했다"라며 "살인의 동기나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검찰이 항소심에 추가 제출한 증거를 봐도 살인 고의를 인정하기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준강간 살인죄가 아닌 준강간 치사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은 타당하다"라며 징역 20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참혹한 결과는 오로지 피고인의 가학적 성폭력으로 발생했고, 차가운 아스팔트에 있는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도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범행으로 홀로 감당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공포, 원망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속죄하길 바란다"라며 "지난 토요일은 피해자의 1주기였다. 명복을 빌며 선고를 마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