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혐의에 연루돼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이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관련 정황을 진술한 그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정반대 입장문을 내며 진술 내용을 뒤집었다.
이제는 이 전 부지사 부인이 열 달 동안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한 변호인을 해임하겠다고 나섰다. 이 전 부지사에 이어 이재명 대표 소환을 준비하던 검찰이 요동치는 상황 앞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의 부인 A씨는 전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 중 한 곳인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해광은 이 전 부지사가 기소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0개월가량 법률 대리를 맡아왔다.
A씨는 해광 측이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변론 전략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번복된 배경에도 변호인단이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자신과 이재명 대표, 경기도 모두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송금 의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김성태 회장에게 이 대표의 방북을 신경써달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등 일부 입장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언론에선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쌍방울이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이 대표에게 두 차례 보고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류영주 기자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곧장 자필 입장문을 통해 "쌍방울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당시) 이 지사의 방북 비용의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다만 김 전 회장에게 '이 지사의 방북을 신경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는 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이 같은 이 전 부지사의 '번복' 배경에 변호인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량을 놓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략을 바꿔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다만 계약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가 고심 중이어서 해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는 이미 1년 가까이 법률 대리를 맡아 온 변호인이 바뀔 경우, 재판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임 여부는 이날 열리는 쌍방울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41차 공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입'을 공략하려던 검찰의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열린 40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 측과 격론을 벌인 검찰은 피고인 신문으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A씨의 의지대로 변호인이 바뀌거나, 변호인이 검찰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엔, 피고인 신문마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검찰의 전략도 바뀔 전망이다. 한 법조인은 "이 전 부지사 쪽 상황이 급변하면서 검찰의 수사·재판 전략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이와 별개로 김성태 회장의 진술도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