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아내 A씨가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재판에서 변호인 해임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 해임은 내 뜻이 아니"라고 말하자 A씨는 "검찰에 회유된 남편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 부인 A씨는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저 사람(이 전 부지사)은 얼마나 자기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 모르는 것 같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재판 시작과 동시에 변호인 해임과 관련해 "집사람이 오해하고 있다"며 "(변호인 해임은) 저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 제 의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자 A씨는 발언권을 얻어 남편의 말을 반박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만일 그런 판단을 하면 가족으로서 해줄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다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도움도 없이 당신 혼자 알아서 재판을 치를 것이다. 변호사도 도와주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 측이 대신 내기로 했다는 것을 이 대표에게 사전 보고했다는 의혹 보도에 관해서도 얘기를 이어갔다.
A씨는 "언젠가부터 재판이 이상하게 가고 있다"며 "당신이 무슨 이재명 방북을 그렇게 진술했느냐. 이게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에는 분명히 (이 대표에게 보고한 것이) 아니라더니 왜 이제와서 번복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연합뉴스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게 "가족 말씀을 들었으니 입장을 조율해 최종적으로 결정해달라"고 했다.
앞서 A씨는 전날 수원지법에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해광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후 현재까지 약 10개월 동안 변호를 맡았다. 최근에는 이 전 부지사 검찰 조사에도 입회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오전 공판이 공전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사에게 재판 참석 의지를 확인한 뒤 오후에 김 전 회장의 증인 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