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보관하는 재처리공장. 연합뉴스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그보다 더한 일본의 원전 오염수가 방류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원자력 정책 전문가인 장정욱 마쓰야마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26일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앞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보다 더 심각한 원전 오염수가 방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는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六ケ所村) 재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원전 오염물질이다.
1993년 건설에 들어가 1997년에 가동 예정이었지만 건설도중 잦은 문제로 25차례나 준공이 연기돼 내년 준공할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일본의 여러 원전에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모아 처리하는 공장으로 연간 800톤, 40년간 3만 2천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3000톤짜리 수조(보관소)에 2968톤의 사용후핵연료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 교수는 재처리 도중 나오는 여러 방사성물질이 방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으로 잘 알려진 삼중수소만 놓고 보더라도 해마다 1경 8천조 베크렐이 나올 것으로 당초에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이 추산치가 9700조 베크렐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 역시 후쿠시마 원전에서 30년간 배출하는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의 15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일본 정부가 '몸통'인 롯카쇼무라 재처리 시설의 원전 오염수 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물타기 위해 '꼬리'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문제를 들고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 대목이다.
롯카쇼무라 소재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 모습. 연합뉴스장 교수는 그러나 롯카쇼무라 재처리 시설은, 삼중수소 보다는 인체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사전에 제거도 되지 않은 크립톤(Kr)같은 희소 방사성물질을 배출해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첫 삽을 뜬 이후 30년이 지나면서 시설 곳곳이 가동하기도 전에 부식돼 또 다른 사고 위험도 있다고 장 교수는 전했다.
장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이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이 시설이 가동에 들어가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설이 일본 정부가 설정한 '핵연료 주기' 완성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30년간 천문학적인 예산이 이미 투입돼 가동을 하지 않을 경우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시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정부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설명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당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차후에 대답하겠다며 질문을 회피했지만 열흘 가까이 지난 이날 까지도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18일 설명회 이후) 한 차례 답변을 달라는 요청을 (외무성에) 리마인드(환기)시킨 상태"라면서 "여러 부처들을 거치다보니 답변이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차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저희 역할 범위를 벗어나는 의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깊이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