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에서 열린 항미원조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 법치일보 캡처한국전쟁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 기념일인 27일, 중국이 이날을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일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북중간 공조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자 신문에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항미원조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논평은 "2년 9개월에 걸친 항미원조전쟁에서 중국인민지원군은 조선인민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을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위대한 승리는 중화민족의 역사책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고, 인류의 평화·발전·진보의 역사책에 영원히 각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이날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는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항미원조 70주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판 네이버인 바이두에는 '항미원조 승리 70주년 기념'이 주요 검색어로 올라와 있다. 해당 검색어를 클릭하면 항미원조 70주년을 홍보하는 별도 페이지로 연결되는데 다양한 항미원조 관련 컨텐츠가 배치돼 있다.
북한 접경지역에서는 27일 전후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항미원조 기념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지린성 지안시 공산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지난 18일 압록강변 궈먼 전승지에서 항미원조 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참전 인민지원군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 전후로 기념 사진전, 참전 군인 묘지 참배, 교류행사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단둥 항미원조 기념관 관람객들. 신화사 캡처
단둥에 위치한 항미원조기념관에서는 지난 24일 항미원조 참전 인민지원군 53명의 초상화 전시회가 열렸다. 또, 전날에는 생존 참전 인민지원군 18명을 초청해 이들의 손도장을 찍어 기념관 외벽에 부착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통상적으로 중국은 한국전쟁 참전 당시 첫 전투가 벌어진 10월 25일을 참전일로 기념하는 반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은 별도로 기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위기 띄우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미중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간 공조강화로 동북아에서 대중 고립전선이 구축되자, 이에 맞서 중국도 혈맹 관계인 북한과의 공조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이날을 전승절 70주년 기념일이라며 대대적인 경축행사를 열고 있는 북한에 최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며 북한에 보조를 맞춰주고 있다. 26일 북한에 도착한 대표단은 리홍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이 중·북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유리하며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데 유리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