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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마주치기도 무서워" 잇단 '묻지마 흉기 난동'에 시민들 불안[영상]

사건/사고

    "눈 마주치기도 무서워" 잇단 '묻지마 흉기 난동'에 시민들 불안[영상]

    '신림 흉기 난동' 약 2주만에 또 분당 서현역서 '묻지마 흉기난동'
    서현역 인근 오리역에서도 '살인 예고' 글…경찰, 수사 착수
    시민들 "모방범죄 계속 일어나", "백화점도 안전하지 않아" 불안
    경찰청장까지 나서 "처벌규정 최대 적용"…기동대 동원 '위력 순찰'도 지시

    3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번화가. 민소운 기자3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번화가. 민소운 기자
    "눈 마주치는 것도 이제는 못 할 것 같아요. 눈 마주치면 나한테 올 것 같고…이제 사람을 믿을 수가 없고 못 돌아다닐 것 같아요."

    CBS노컷뉴스 취재기자가 3일 오후 9시에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 흉기 난동 사건 현장 인근에는 북적이는 사람들 대신 순찰차가 자리하고 있었다. 경찰관은 2인 1조로 짝을 지어 쉴 새 없이 거리를 살폈다. 이날은 신림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지 약 2주 만이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소재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다시 발생한 날이기도 하다.
     
    현장 바로 맞은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 줄었고, 우리 매출도 10~20%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오늘 또 그런 일이 발생했다니까 진짜 세상이 왜 이렇게 되나 싶다"고 고개를 저었다.
     
    신림역에서 나오던 이모(62)씨는 "신림역으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너무 불안하고 좌우를 볼 수가 없다"면서 "이전에는 대부분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범죄가 일어났다면, 이제 무차별하게 아무나 (범행)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 아니냐"고 혀를 내둘렀다.
     
    임태영(20)씨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너무 많이 무서웠다"면서 "(오늘 서현역 사건 이야기를 듣고) 모방 범죄가 계속 일어나고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길 다닐 때도 항상 뒤에서 누가 막 빨리 따라오면 조금 무섭고 경계를 하고 다니게 된다"면서 "여자친구나 가족들한테도 최대한 사람 많은 곳으로 다니지 말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영욱(69)씨는 "밤에 다닐 때는 아무래도 불안하고, 좀 섬뜩하고 그렇다"면서 "이전에는 대낮이나 사람 많은 데서 그런 일이 이 정도로 일어나진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자유롭게 다니는 시민들이 맥없이 죽어가는 데 그게 남 일이 아니지 않냐"면서 "이제 내 일 같아서 불안하고, 가족들에게도 항상 주위를 잘 살펴보고 다니라고 그랬다"고 읊조렸다.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
    연이은 '흉기 난동'들이 전부 다중밀집지역에서 일어나다 보니, 여타 번화가를 다니는 시민들은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만난 권소연(25)씨는 "이번 사건은 너무 무서운 게 백화점이라는 비교적 안전한 공간 안에서, 어두운 시간대도 아닌 사람 많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지 않냐"면서 "내 가족과 무관해도 무서운 일인데, 그 백화점 다른 층에서 우리 엄마가 일을 해서, 내 가족이 일하는 일터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 놀랐다"고 말했다.
     
    권씨는 "비슷한 모방범죄가 얼마 안 지나서 또 일어난 거고, 이제는 정말 어느 곳에서든 범죄가 일어날 수 있구나 느끼게 됐다"고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이제 밖에 나가기 껄끄러워졌다는 김현민(20)씨는 "이제 사람이 많은 곳이면 그런 일들이 흔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주변을 항상 살펴본다든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호신용품을 들고 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영지(32)씨 또한 "내 직장이 고속터미널역 인근인데, 사람이 많은 곳이다 보니 불안하더라"면서 "사람이 많은데 갑자기 어느날 그렇게 될지 모르는 거라서 조금 많이 불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속된 말로 재수 없으면 걸리는 것 같아서, 내가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무섭다"고 덧붙였다.
     
    김지훈(30)씨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지 않냐"면서 "정말 (묻지마 범죄에 대해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서현역 흉기난동' 관련 화상회의 주재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연합뉴스'서현역 흉기난동' 관련 화상회의 주재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연합뉴스
    잇단 흉기 난동에 경찰청장까지 나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 곧바로 시·도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준 신림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역 소재 백화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가 발생했다"면서 "구속을 비롯한 가능한 처벌규정을 최대한 적용, 엄정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청장은 또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 경찰활동 강화와 112순찰차, 기동대 등 경력을 활용한 위력 순찰, 자율방범대와 함께 하는 야간 합동 순찰,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 강화 등도 지시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번 서현역 사건은 '신림 흉기 난동' 이후 '살인 예고'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시민 불안이 커진 가운데 발생했다. 심지어 이날 서현역 흉기 난동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성남시 지하철 오리역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수사 중인 '살인 예고' 게시글만 총 11건이다.
     
    트위터  영상 캡처트위터 영상 캡처
    앞서 이날 오후 6시쯤 서현역 소재 백화점에서 A(24)씨가 흉기 난동을 부려 14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망상 등을 호소하면서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재 배달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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