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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재청구 끝에 결국 구속…'50억 클럽' 후속 수사 힘 받나

법조

    박영수, 재청구 끝에 결국 구속…'50억 클럽' 후속 수사 힘 받나

    법원 "증거인멸 염려" 영장 발부
    檢, 230쪽 PPT 제시 구속 필요성 강조
    朴 "금융社 임직원 아냐" 논리 반박
    한 달여 보강수사로 '스모킹건' 확보
    증거인멸 우려 정황 다수 포착해 강조
    권순일 등 추가 '로비 수사' 탄력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류영주 기자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류영주 기자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 번째 시도 만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 6월 29일 첫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보강 수사를 벌인 끝에 청구한 두 번째 영장을 법원이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박 전 특검의 구속 심사는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돼 약 5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4시쯤 끝났다. 지난 6월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소요된 약 3시간 10분에 비하면 거의 두배에 가깝다. 그만큼 검찰과 박 전 특검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12월 측근 양재식 변호사와 공모해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등 대장동 업자로부터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출자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여신의향서를 제출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0억원과 고급 단독주택 등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선거자금 3억원, 2015년 3~4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등 총 8억원을 실제로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출자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박 전 특검에게 지급할 약정 금액이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 정일권 부부장검사 등 검사 6명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총 230여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재판부에 제시하며 박 전 특검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박 전 특검 측 변호인 박경춘(법무법인 서평) 변호사는 1차 심사 때와 유사한 논리로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한다. 특히 박 전 특검이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특경가법상 수재 혐의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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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지난 6월 1차 영장이 기각된 이후 철저한 보강 수사를 벌여왔다. 수사팀은 박 전 특검과 김만배씨 사이 오간 5억원에 관해 두 사람이 2015년 9월 작성한 '자금차용약정서' 실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약정서가 박 전 특검의 50억원 약정 사실을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고 영장심사에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약정서에는 "박 전 특검이 원할 경우 상호 협의를 거쳐 화천대유 주식 일부를 (5억원의) 담보로 제공한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를 근거로 박 전 특검과 김씨가 '주식배당'이라는 구체적인 방식으로 50억원을 전달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정서에는 '그해 4월 김만배씨가 박 전 특검으로부터 화천대유 증자대금 5억원을 빌렸다', '김씨가 5억원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3년 뒤 한번에 갚겠다'는 취지 문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보강수사를 통해 금융기관 임직원 지위로 금품을 수수·약속한 사실, 그리고 금품 수수의 구체적 경위, 약속의 실현 등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의 증거인멸 우려도 이날 영장심사의 주요 쟁점이었다. 검찰은 야권을 중심으로 50억 클럽 특검론이 제기된 올해 2월 박 전 특검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숴 폐기하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또 박 전 특검이 자신의 비공개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비하라고 측근과 직원에게 지시한 정황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박 전 특검의 사무실 PC에서 검찰 압수수색 당일 수백 개의 파일이 지워진 흔적도 찾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검찰이 포착한 박 전 특검의 증거인멸 정황을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특검이 구속됨에 따라 '50억 클럽'과 관련한 나머지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곽 전 의원을 구속해 기소했지만 지난 2월 1심에서 뇌물 혐의 무죄가 선고된 뒤 아들 병채씨를 공범으로 입건하고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인사 중 권순일 전 대법관이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대법원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대법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해 총 1억5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앞둔 2020년 7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데 그가 일정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다만 권 전 대법관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는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대장동 업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 권 전 대법관, 김수남 검찰총장,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등 6명에게 50억원을 챙겨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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