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근 대전경찰청장이 6일 오전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칼부림 예고'를 한 청소년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호기심'에 저지른 행위에, 지역사회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경찰력 낭비로도 이어졌다는 비판이 크다.
대전경찰청은 6일 A(13)군을 임의동행해 협박 혐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A군은 이날 새벽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 '내일 오후 8시 대전 은행동에서 칼부림한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전 중구 은행동을 포함한 주변 일대에 지역경찰과 순찰차, 형사 등 경력 90여 명을 배치하고 게시자 추적에도 나섰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인 예고글'을 게시하는 것을 보고 본인도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라는 생각에 장난으로 글을 썼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에서도 모 중학교에서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중학생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또한 경찰에서 "호기심에 장난삼아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복합터미널 앞에 배치된 특공대 장갑차. 대전경찰청 제공세종에서는 지난 4일 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살인 예고글'이 올라왔는데, 고등학생의 행위로 확인됐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고등학생 B군은 5일 새벽 칼 형상을 한 사진과 함께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해 올린 혐의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충북 소재 펜션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고 있던 B군을 붙잡았으며, 역시 장난으로 글을 올린 것이란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이 올린 사진은 실제 칼이 아닌 이쑤시개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은 호기심 또는 장난일지라도 국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경찰력 낭비 또는 예고된 장소의 경제적 피해 등이 우려되는 만큼, 손해배상소송 등 민사상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또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글을 게시한 동기와 주변인 조사,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북지역에서는 인터넷 게임 채팅방에 살인 예고글과 흉기 사진 등을 게시한 남성에게 '살인예비 혐의'가 적용되기도 했다.
경찰은 실제 '이상 동기 범죄'도 잇따르면서 다중 밀집 지역 등에 대한 특별치안활동을 전개 중이다. 대전역, 복합터미널, 대형마트 등 다중 밀집 지역에는 기동대와 특공대가 배치됐고 지역 곳곳의 순찰도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