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캡처그라피티 거리 예술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브릭 레인'에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문구가 등장해 논란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브릭 레인의 벽면에는 애초에 그려져 있던 벽화들이 흰색 페인트로 뒤덮인 뒤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인 12개의 두 글자 단어가 빨간 스프레이로 적혔다. 부강, 민주, 문명, 화합,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경업, 성신(성실과 신용), 우선(우의와 선량) 등 24자다.
BBC는 "흰 벽에 빨간 글자 형태의 선전은 중국에서 익숙한 광경"이라며 "시진핑 주석 통치 아래에서 가장 흔한 정치 슬로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12가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은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 시절 채택된 것이다.
이번 브릭 레인 슬로건이 거리 예술로 볼 수 있을지,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선전이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다.
슬로건 앞에는 '없을 무(無)'나 '아닐 부(不)'를 써서, 무자유·불공정 등의 단어로 바꿔버린 낙서가 달리기도 했다. 검은색 스프레이로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는 문구도 적혔다. 공산주의를 비판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문장이다.
BBC는 "슬로건에 부정적인 코멘트가 붙었지만, 이를 그린 사람들이 진지한 것인지 아이러니를 의도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슬로건을 남긴 무리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왕한정은 인스타그램에 "정치적 의미가 많지 않다"며 "서로 다른 환경 자체를 논의하기 위해 '망토(외투)'를 사용했을 뿐"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브릭 레인에 슬로건을 남긴 무리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왕한정씨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