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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코로나 직격탄 맞았던 '유커 성지' 명동 활기 되찾나

산업일반

    사드·코로나 직격탄 맞았던 '유커 성지' 명동 활기 되찾나

    핵심요약

    지난 10일 중국 정부 자국민 한국 단체 여행 허용
    유커들의 성지 '명동' 상인은 두 팔 벌려 환영
    중국 관광객 "한국 문화 좋아서 여행"
    가게마다 중국어 능통한 점원 모시기 전쟁

    14일 오후 명동 거리에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류효림 인턴기자 14일 오후 명동 거리에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류효림 인턴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친구와 함께 서울에 놀러 왔어요. 명동에서 쇼핑하고 남산타워에 놀러 갈 거예요"
     
    14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장씨(28)는 화장품 로드숍을 구경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 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주요 관광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이 6년 5개월 만에 재개되면서 유커들의 필수 관광코스인 명동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입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최대 명절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 문화 좋아해서 여행 왔어요"
    14일 오후 명동의 한 옷가게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류효림 인턴기자 14일 오후 명동의 한 옷가게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류효림 인턴기자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을 구경하던 중국인 관광객 장(28)씨는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여행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세븐틴, 레드벨벳 등 많은 케이팝 그룹을 좋아한다"며 "한국에 오면 꼭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예쁜 카페를 가고 싶었다"며 여행을 하며 한국의 문화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악세서리 가게에서 귀걸이를 고르던 중국인 관광객 첸(45)씨도 한국 문화를 좋아해 여행을 왔다고 했다. 첸씨는 "이번에 여섯 번째 한국 여행"이라면서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한국 사람들이 친절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케이팝 가수를 좋아하고 동경해 한국을 보여주려고 왔다"며 "딸에게 너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대만에서 온 웬디(14)씨는 옷 가게에서 친구들과 옷을 고르며 "주변에 한국 옷, 귀걸이, 목걸이 같은 패션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한국 여행을 간다고 하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bts와 g-idle의 굉장한 팬"이라며 "반 친구들의 20%는 한국 음악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한국으로 여행을 오게 돼서 신난다"며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 음악을 흥얼거렸다.


    유커 '성지' 명동, 오랜만에 활기 되찾아
    14일 오후 명동의 환전소에 관광객이 환전을 하고 있다. 류효림 인턴기자14일 오후 명동의 환전소에 관광객이 환전을 하고 있다. 류효림 인턴기자
    중국 관광객의 필수코스인 명동은 '유커'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14일 오후 명동의 한국 기념품 샵 사장 조씨(48)는 "코로나19 팬데믹 2년간 명동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며 "상권이 많이 죽었었는데 중국 분들이 온다는 소식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슈퍼를 운영하는 최진선(40)씨는 "중국 관광객들은 물건을 박스구매(박스 채 대량으로 구매)하는 분들이 많다"며 "아직은 일본, 대만 관광객이 더 많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매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양말 가게를 운영하는 박(70)씨는 "코로나19 팬데믹동안 관광객이 없어 파리만 날렸는데 이제 사람이 많아진다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명동은 '유커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슈퍼 사장 최진선씨는 "중국인 관광객을 응대하기 위해 계산원들은 모두 중국어 능통자로 뽑는다"고 했다. 치킨집에서 일하는 시탁풍(27)씨는 "지금도 가게에 오는 손님 중 50% 이상이 중국인"이라며 "가게에 중국인 손님이 많이 오는 만큼 직원들도 모두 중국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명동의 한 옷가게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류효림 인턴기자 14일 오후 명동의 한 옷가게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류효림 인턴기자
    큰 손인 중국 손님을 잃었던 화장품 가게들은 매출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화장품 로드숍 유리창 외벽에는 '중국어 가능한 30~40세 사이의 직원 구함. 중국어 한국어 2개 국어 능통자 선호'라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다. 로드숍 직원 림(27)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마스크팩과 세일 상품들을 기본 10만 원 이상 사간다"며 "단체관광이 풀렸으니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올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명동 일대 환전소도 환전을 하려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지며 활기를 띠었다. 홍콩에서 온 아니카(24)씨는 "4일간 부산 여행을 하고 추가로 돈이 필요해 환전을 해 명동에서 쇼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가 기대감에 차있는 이유는 한한령 직전 유커들이 인바운드(방한 관광)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1위였기 때문이다. 유커의 방한이 2016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경우 국내 인바운드 관광산업 규모는 지금의 1.5배 가량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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