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폐점을 앞두고 텅텅 비어 있는 순천시 조례동 NC백화점 킴스클럽 매장 모습. 이랜드 노조 제공 전남 순천시 조례동 NC백화점 1층에서 운영돼 온 이랜드 킴스클럽이 오는 9월 5일 자로 폐업한다.
17일 이랜드 노조 등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장기간 적자를 이유로 순천점, 광주역점, 구미점, 청주점 등 4곳을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은 지난달 17일 노조에 폐점을 통보했으며 해당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42명에 대해 전보 조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순천지점에서 근무해 온 노동자 13명은 상대적으로 근거리인 부산지점으로 전보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18년부터 킴스클럽 4개 지점에서 영업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대신 원거리 전보 발령을 받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주거지원비 월 40만 원, 주재수당 월 30만 원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폐점 통보로 인해 원거리 근무를 하게 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은 물론 정년이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근로자들도 갑자기 타 지역에 거주지를 마련하거나 왕복 4시간 이상 출퇴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킴스클럽 순천지점 노동자 A씨는 "갑작스런 발령에 부산으로 아이들까지 전학을 가게 생겼지만 집 문제와 아이들 학교 적응 문제가 있어서 결국 아내와 아이는 순천에 있고 혼자 가기로 결정했다"며 "너무 갑작스런 통보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노조 측은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킴스클럽과 같은 법인 회사였던 백화점 내 다른 점포로 파견 근무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0월 하이퍼마켓(식품) 부문과 패션브랜드 부문을 각각 물적 분할해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설립한 상태다. 하지만 이랜드글로벌은 이랜드리테일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이랜드 노동조합 임수환 부위원장은 "근무지가 순천과 같은 경우 최저 임금 수준을 받으면서 부산 등으로 갑자기 이동하라고 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며 "노조는 직원들의 생활을 고려해 이랜드리테일 소속인 백화점으로 이동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랜드리테일 측은 지난 주까지 2차례 각 지점별 노동자 개별 면담을 마쳤으며 다음 주 3차 면담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4개 지점이 워낙 오랫동안 영업 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에 영업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백화점 내 매장으로 이동은 법인 간 이동이라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다른 부분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들을 찾고 있으며 직원들과 계속해서 소통할 방침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