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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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갑질' 학부모 신상털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카이스트' 학력을 내세워 국공립유치원 교사에게 '갑질'한 학부모의 신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해당 학부모가 이제 자신이 피해자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16일 '갑질' 학부모로 지목된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작년에 내 이름으로, 인생 처음으로 낸 나의 책까지 온라인 서점에서 테러당하고 있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자신도 지난 10년 이상 학원교사였음을 밝히며 "지금으로부터 무려 4년 전 일인데, (유치원 교사가) 직접 연락을 해 이런 심정이었다고 말했다면 그런 마음인 줄 몰랐다 미안하다고 했을 텐데"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 인생 탈탈 털린 거 보세요. 속이 시원하세요?"라며 "한 부모 찍어내서 낙인찍기를 선생님이 나를 상대로 한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셔?"라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현재는 A씨 블로그의 모든 글이 삭제된 상태입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학부모 A씨의 '갑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1일이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 B씨는 과거 임신 중 학부모 A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신고 협박을 당했다고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혔는데요.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왜 자신의 아이를 다른 반으로 가라고 했느냐며 유치원 교사 B씨를 몰아붙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러니 녹음기 붙여야 된다니까", "내가 선생님 인권이나 교권을 보호해 주는 사람이 아니잖아요?"와 같이 교사의 교육권을 무시하는 등의 발언을 했고 "계속 이러면 선생님 위험해요"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력'을 내세운 갑질 발언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는데요. A씨는 거듭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B씨에게 "남의 명예까지 실추시키면서 뭐 하시는 거예요? 배운 사람한테.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라며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 나와서 MBA까지 나왔는데 카이스트까지 나온 학부모가 문제아인가"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A씨의 신상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A씨가 과거 시집을 한 권 출판한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작가의 블로그에는 갑질 관련 비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블로그 주인은 "죄송합니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습니다"라며 자신이 A씨가 맞음을 인정했습니다.
A씨는 줄잇는 비판 댓글에 연신 사과했지만, 계속되는 비난에 B교사의 실명을 공개하고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습니다. 서이초 교사가 아닙니다"고 발언하며 다시 한번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가 과거 출간한 책의 평점과 리뷰. 인터파크 도서 캡처
이는 지난해 발간된 A씨의 시집에도 이어졌는데요. 해당 책의 별점은 2.4점까지 내려가며 '실제 인성과 글은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 '인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책', '나만 귀하고 내 새끼만 귀한 당신, 극강의 이기심 인정' 등의 서평이 달렸습니다.
일각에서는 누리꾼들의 무분별한 신상 털기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공익을 내세우더라도 개인 차원의 '사적 제재'에 불과하다는 것인데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자칫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명예훼손죄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신상정보를 게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실을 적더라도 '비방할 목적'이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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