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여야는 이 후보자의 자녀 학교폭력 의혹과 방송장악 논란을 두고 공격과 엄호를 번갈아가며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국회 나가있는 오수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이 후보자를 공식 지명한 게 지난 7월이었고, 사실 그 한참 전부터 내정설이 돌았던 만큼 논란은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져 왔었죠. 오늘 청문회에서는 새로운 내용이 나온 게 있을까요?
[기자]
결과적으로는 그간의 의혹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 청문회는 여야의 합의 실패로 증인 없는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야당은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을 증언할 하나고 관계자들 그리고 언론장악 의혹에 대해 박성제 전 MBC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돼 결국 채택된 증인은 한 명도 없습니다.
오전부터 이어진 질의에는 그간 언론에서 지적돼 왔던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언론장악 논란이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 여야가 충돌했습니다.
[앵커]
예상했던 대로 학교폭력과 언론장악 의혹이 큰 축으로 진행되고 있네요. 먼저 학교폭력 의혹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이 후보자가 해결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 후보자는 학폭 사실은 일부 인정하지만, 상당부분이 과장됐고 본인의 부적절한 개입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리고 침대에 눕혀서 밟고 핸드폰을 빼앗아서 게임을 하고 자신을 피해 다닌다며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고"
[이동관 후보자]
"이 경우에 가장 중요한 건 솔직히 아무도 그 현장을 본 사람이 없습니다.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거짓말을 한다는 얘기입니까? 만약에 거짓말이라고 이게 들통나면 사퇴할 용의 있습니까?"
[이동관 후보자]
"예. 세상의 모든 일이 100% 진실, 100% 거짓이 어디 있겠습니까?"
[앵커]
언론장악 의혹에 대한 부분도 살펴보죠.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내면서 방송장악에 연루됐는지가 핵심이죠?
[기자]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부 국정원 문건, 그리고 이 후보자가 근무했던 청와대 대변인실과 홍보수석실에서 생산된 문건에 청와대가 공영방송의 논조에 개입하고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려 했단 정황들이 담겨있다고 야당은 주장하는데요.
이 후보자는 자신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 사항이라는 문건인데요. 위에 보시면 홍보수석 요청 자료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동관 후보자]
"이거는 뭐 모니터 보고서 수준의 것이 아닌가요?"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이 적절치 않은 후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방통위원장 후보 자진 사퇴하실 생각 있으십니까?"
[이동관 후보자]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앵커]
점심을 먹으면서 생각해보겠다는 게 이 후보자 답변인 거죠? 질의와 답변들을 쭉 들으면서 인상에 남는 건 이 후보자의 태도인 것 같아요. 보통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방어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 후보자는 여유 있는 모습이네요.
[기자]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소설을 매우 잘 썼네요"라거나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라고 일일이 받아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야당 의원들의 '방송장악기술자'라는 공격에 대해서는 '부끄럽다'면서 이렇게 답하기도 했는데요.
[이동관 후보자]
"방송 장악 기술자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이 나올 때마다 굉장히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방송 장악이 제대로 됐다면 광우병 괴담, 천안함 괴담, 세월호 고의 좌초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싸기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겠습니까"
[앵커]
오늘 여당 의원들의 대응도 함께 짚어주시죠.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 이 후보자를 향해 공영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우며 해명의 기회를 주는 데 질의 대부분을 할애했는데요.
회의 진행을 맡은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방송장악은 민주당 정권이 해놓고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아니냐"고 사실상 야당을 겨냥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야당을 공격하는 것이 청문회 질의냐"면서 반박하면서 고성도 오갔습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도대체 왜 방통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렇게까지 후보자를 모욕하고, 인격 살인을 해야 되는지 정말 도둑이 제 발 저린 건지."
[기자]
오전질의를 마치고 이동관 후보자가 여당 의원을 향해 "엄호사격을 세게 해주셔서 감사하다"이렇게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청문회는 자정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앞서 학교폭력과 방송장악 의혹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고요. 이 후보자가 청와대 퇴임 이후 재산이 3배 가까이 불어난 점에 대해서도 공방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