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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요리사→무장반란→프리고진 의문의 죽음

국제일반

    푸틴의 요리사→무장반란→프리고진 의문의 죽음

    모스크바 떠난 전용기 추락…프리고진 사망
    親바그너 소셜미디어 "러軍 방공망에 요격돼"
    요식업으로 푸틴과 인연, 크렘린 연회 도맡아
    우크라 전쟁 중 러시아 군 지도부와 갈등 심화
    무장 반란 36시간만 철군, 바그너, 벨라루스行

    러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오른쪽은 프리고진 탑승한 전용기 추락 현장. 연합뉴스러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오른쪽은 프리고진 탑승한 전용기 추락 현장. 연합뉴스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2개월 만에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난 당국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며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쿠젠키노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방향으로 약 300㎞ 떨어진 지역이다.
     
    러시아 항공당국은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는 "프리고진이 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프리고진의 최측근으로 바그너그룹을 함께 설립한 드미트리 우트킨도 이번에 탑승해 사망했다.
     
    친 바그너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도 프리고진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그레이존은 러시아군 방공망이 바그너그룹의 전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현지 매체들도 이륙 후 30분도 안돼 해당 비행기가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프리고진은 최근 무장 반란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반역자'로 규정됐던 인물이다.
     
    그는 1961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젊은 시절 강도와 사기 등의 범죄로 9년간 복역했다. 1990년 출소한 뒤 핫도그 장사로 요식업에 뛰어들었고 러시아 각지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이때 푸틴을 만났고 향후 크렘린궁의 각종 만찬과 연회를 맡게 돼 '푸틴의 요리사'로 불려졌다.
     
    추락하는 프리고진의 전용기.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 동영상 캡처추락하는 프리고진의 전용기.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 동영상 캡처
    프리고진이 본격적으로 푸틴의 신임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창설하면서다. 바그너그룹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위한 전쟁과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세계 곳곳의 분쟁에 러시아군 대신 개입하면서 세력을 키웠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바그너그룹의 창설을 공식 인정했다.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바그너 그룹의 활약을 과시하는가 하면 러시아 측 군부 인사들의 무능과 비협조적인 태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군 수뇌부를 향해서는 '인간 말종'과 같은 강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논란을 막겠다며 6월 10일 모든 비정규군을 상대로 "러시아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계약을 거부하고 같은 달 23일 결국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프리고진이 러시아 본토로까지 진격하며 반란의 수위를 높이자 푸틴 대통령은 반역 행위라며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프리고진의 반란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36시간 만에 일단락됐다. 대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철군했다.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접은 뒤 닷새만에 푸틴과 면담했고 7월 말에는 러시아와 아프리카 간 정상회담이 열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적과 배신자들을 제거하며 권력을 다져온 푸틴이 언젠가는 프리고진까지 제거할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단죄받기 전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결국 푸틴과의 인연도 끝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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