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인 2023년 6월 16일 인양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우주발사체 관련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도 실패한 가운데 1차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해상 추락 잔해물을 인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31일 북한의 정찰위성 1차 발사 실패 후 서해상에서 주요 잔해물을 인양,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얻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의 정밀 분석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번에도 정찰위성(만리경1호)과 발사체(천리마1형)의 잔해를 확보할 수 있다면 북한의 관련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2계단 발동기'(2단 로켓)의 '시동 비정상'(작동 불량)으로 추락한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3단 로켓 비행까지 성공한 점으로 볼 때 수거 가능성은 다소 회의적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우주발사체의 3단 로켓은 통상적으로 우주로 완전히 진입한 후에 작동하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지상에 추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발사 실패 후 2시간여 만에 관련 사실을 공개하며 "천리마1형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하였으나 3계단 비행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하여 실패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비상폭발체계는 비행중단시스템(Flight Termination System)으로 추정했고 지상명령에 의해 파괴된 게 아니라 기술적 오작동으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3단 로켓에 탑재된 정찰위성은 더욱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장 교수의 판단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제주도 남서쪽 이어도 서쪽 공해상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발사 때 전북 어청도 서쪽 해상에 추락한 발사체‧위성 잔해에 비해 훨씬 멀리 날아간 것이다.
한편 북한이 1차 실패 이후 불과 85일 만에 정찰위성 발사를 재시도한 것은 다음달 9.9절(정권 수립일)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데 따른 조급함의 발로로 보인다.
따라서 1차 발사 때와 비교해 발사체나 정찰위성 기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1차 발사 때는 2단 로켓 이상으로 중도 추락한 반면, 이번에는 어찌됐든 3단 로켓 비행까지 이어진 점으로 미뤄 소폭이나마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고 빠른 기간 내 원인 규명 및 보완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북한은 오는 10월 정찰위성 발사를 3차 시도하겠다고 예고했다. 겨울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한 시점이 올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