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호반건설이 시공한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4년 전 같은 층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보강공사를 진행했지만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것인데, 호반건설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20분쯤 인천 연수구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 천장 마감재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천장에서 대형 마감재가 떨어지면서 자칫하면 차량 파손 등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 등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고 발생 즉시 차량이 주차장 진입을 차단하고 잔해물을 제거하는 등 빠른 조치를 통해 인명과 차량 피해는 없었다"며 "오늘(24일) 지하주차장을 임시 폐쇄하고 내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보수와 보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4월에 지하 2층 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부서져 내려 승용차 1대가 파손됐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추가 안전사고를 우려해 홈플러스 측에 지하 주차장 폐쇄와 안전점검을 명령했고, 천장 마감재 시공당시 설계도면에 있는 철그물망(메탈라스)보강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시공사인 호반건설과 감리업체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당시 호반건설은 지하 2층 주차장을 전면 재시공하는 대신 지하 2층 주차장 전체에 그물망을 치고 천장 마감재를 뜯어낸 뒤 재시공하는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재시공한지 4년 만에 마감재가 다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19년 사고 이후 장기간의 영업 지장까지 감수하면서 건물주와 시공사에게 주차장 천장 마감재를 안전한 데크 방식으로 전면 재시공 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시공사는 이러한 요청을 외면하고 파스너(못)로 마감재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보강공사를 시행했다"며 "그 결과 어제 2019년과 동일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019년 사고와 관련해 건물주와 시공사 간 소송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며 "임차인인 홈플러스 역시 시공사에게 긴급 복구 비용은 물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한데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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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임대인인 코람코자산운용은 설계와 다른 부실 시공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호반건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호반건설은 홈플러스 송도점은 2015년 준공된 시설물로 하자보수 기간은 2017년까지이고, 하자보수 기간이 끝난 뒤 발생하고 있는 사고들은 시설 운영 과정상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업계에서는 하자보수 기간이 끝난 뒤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같은 건축물에서 연이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공상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엄청나게 큰 마감재가 떨어진 사건인데 현장에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라며 "준공된 지 5년도 되지 않은 건물의 대형 마감재가 탈락하는 사고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보강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면 시공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건축물의 하자 보수 기간이 경과했더라도 이번 사고처럼 지하 주차장 천장 일부가 탈락하는 사고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고"라며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는지 꼼꼼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고, 2019년 사고와 관련해서 "인천경제청이 설계와 다른 시공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사안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