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박종민 기자'딸배'는 '맘충' '급식충'과 마찬가지로 배달노동자를 비하하는 용어다. 이 단어에는 신호위반과 난폭운전으로 도로 위 흉기가 된 배달노동자에 대한 '혐오'가 섞여 있다.
신호를 다 지키면서 배달을 하는 배달원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
때문에 신호를 지키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기도가 제시한 '안전기회소득'은 안전운전의 '당근' 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은 3개월 이상 무사고, 무벌점, 산재-고용보험 가입, 안전교육 이수 등 조건을 충족한 도내 사업장 근무 또는 거주 배달노동자에게 경기도가 상·하반기 60만원씩 모두 120만원을 지급하는 복지사업이다.
도내 배달노동자 2만3400명 가운데 5천명(21%)가량을 지원 대상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안전기회소득 사업은 복지부와 협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복지부가 지난달 말 사업 재협의를 도에 통보한 것.
사회보장법에 따라 모든 지자체는 복지 사업을 시행하기 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야 한다. 복지부는 사회보장정책을 논의하는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의 사무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원회 논의까지 거친 결과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지만 교통법규를 지키는 '준법'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게 맞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전문위원회가 결정 기구가 아니지만, 복지부의 결정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복지부측은 위원들의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경기도에 해당 사업에 '재협의'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른 기회소득 사업이 있는데 진행중인 사업의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측은 "향후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과 안전운전의 상관 분석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실증연구 예산을 반영하겠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5년 예산 반영 여부 및 조례개정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더 나은 기회'를 위한 역점사업 중의 하나로 지난 3월 예술인과 장애인에 기회소득 지급을 발표했으며 복지부와 협의해 현재 사업을 시행중이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13~64세,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의 건강을 챙기는 '정도가 심한 장애인' 2천명을 선발해 6개월간 3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