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이위안. 연합뉴스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 위기의 진앙지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올해 상반기에만 9조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신용등급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강등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강등했다. Ca 등급은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를 뜻한다.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이 채권 이자 2,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하자 지난달 10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 낮춘 바 있다. 불과 3주만에 신용등급이 6단계나 수직낙하한 것.
케이븐 창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부정적 전망이 포함된 등급 강등은 비구이위안의 유동성이 부족하며 디폴트 위험이 크고 회복 전망이 약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평가처럼 비구이위안은 지난 상반기에만 489억 위안(약 8조 9천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위기감을 더 키우고 있다. 이에대해 비구이위안은 "깊이 반성한다"면서 디폴트 가능성을 인정했다.
대규모 손실에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며 향후 더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예상되는 비구이위안은 오는 2일이 만기인 39억 위안(약 7,100억 원) 규모의 채권 원리금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에 상환 기간 연장을 신청한 상태다.
중국 비구이위안의 톈진 아파트 건설 현장. 연합뉴스비구이위안은 이를 비롯해 내년 초까지 모두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600억 원)에 달하는 채권 원리금을 갚아야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7일 비구이위안이 비교적 소액의 채권 이자조차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한데 이어 다롄완다, 원양집단, 위안양그룹 등 중국 굴지의 부동산업체들이 잇따라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