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가을 #21-01, 2020-2021, 사진 김상태, 강서경 스튜디오 제공세계 미술 관계자들이 대거 방한하는 아트페어 키아프·프리즈 서울(9월 6~10일)에 맞춰 리움미술관이 설치 미술가 강서경 개인전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를 오는 7일 개막한다.
이번 개인전은 '정井' '모라' '자리' 등 기존 연작부터 '그랜드마더타워' '좁은 초원' '둥근 유랑' 등 기존 연작에서 발전한 작업, '산' '귀' '아워스' '기둥' '바닥' 등 신작까지 130여 점을 미술관 M2 전시장과 로비를 활용해 전시한다.
강서경(46·이화여대 동양학과 교수)은 평면,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온 작가다. 전통을 동시대 에술 언어와 사회문화적 문맥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매체, 형식, 시대의 구분을 뛰어넘는 조형적·개념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사회 속에서 개인에게 허락된 자리, 나와 함께 사는 다른 이들의 존재, 그들의 움직임이 인지되고 더불어 관계 맺는 '진정한 풍경'(眞景)을 고민해 왔다.
전시장에는 작품들을 광대하게 펼쳐놓았다.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관람객은 작품 사이 사이 여백의 공간을 거닐며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거대하고 섬세한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산' 연작은 산수화 속 높고 멀리 묘사됐던 산을 한층 가깝고 친근한 존재로 표현한다. 철, 실, 체인, 바퀴 등 다채로운 재료로 물성을 드러내고 선과 여백의 조화를 통해 산세를 보여준다.
귀 #21-01, 2020-2021, 사진 김상태, 강서경 스튜디오 제공
모빌 형태의 '귀' 연작은 청각, 촉각, 움직임 등 공감각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전시장 중앙에 높이 달린 채 보이지 않는 기류에 미세하게 움직이는 이 작업은 쌍을 이룬 귀가 하나로 붙은 듯도 하고, 공간 속에서 퍼져나가는 소리의 파장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닥'은 작가의 작업실 바닥에 놓여 있던 은빛 철판에 구멍을 뚫고 실을 꿴 후 탑처럼 쌓아 올린 작품이다.
로비의 대형 미디어월에서 펼쳐지는 신작 영상 '버들 북 꾀꼬리'는 전시 공간에 펼쳐진 작업들을 스크린 속으로 가져와 움직임과 소리를 더했다. 검은 화면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조합되고 해체되는 모든 요소가 영상 속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공감각을 자극한다.
작가는 이날 리움미술관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2년간 암투병을 했다. 지금도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며 "미술은 함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모여 다름을 이야기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작가는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2019),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2018)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베니스 비엔날레(2019), 리버풀 비엔날레(2018), 광주비엔날레(2018, 2016) 등에 참여했다. 2013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2018년 아트바젤 발루아즈 예술상을 수상했다.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장뷰 사진 홍철기, 강서경 스튜디오, 리움미술관 제공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장뷰 사진 홍철기, 강서경 스튜디오, 리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