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사실상 보증했다가 국제적 비판을 샀던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으로 경영난에 봉착했다.
블룸버그는 15일 IAEA 내부 문서를 통해 IAEA가 올해 예산 6억 5천만유로(9200억원) 가운데 34%인 2억 2천만유로(3100억원)가 구멍(hole)났다고 보도했다.
회원국들이 내야할 돈을 내지 않은 때문이다.
미국의 체납액이 7천700만달러(1천억원), 중국의 체납액이 6천만달러(800억원)에 이르는 등 지금까지 회원국의 44%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밤 배포한 외교문서에서 IAEA가 이사회를 장악한 서방 국가들에 의한 사유화(privatization) 위기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사무국의 임무 수행에 있어 '독립적인 역할'은 회원국들의 이해와 지지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3배 이상 분담금을 늘리면 IAEA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해온 국가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 등을 놓고 이 기구는 물론 미국 등 주요 국가들과 마찰을 빗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에 참석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연합뉴스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회원국의 분담금 체납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 달 안에 활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때에도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이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면서 아주 기이한(peculiar)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IAEA는 신뢰성 위기를 겪은 지난 1990년대 중반에도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으로 심각한 자금 부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IAEA가 걸프전 발발 전에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면서 일부 회원국 사이에서 IAEA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IAEA에 대한 분담금 체납이 이어지면서 이 기구는 핵분열성 물질에 대한 감시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IAEA는 1957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당초 무기용으로 개발된 핵에너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