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을 만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이 지속되면서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고 않고 버틸 수 있는 기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3주 이상 단식을 하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위장 장애, 정신 장애 등 각종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식 2~3주 차에는 인지장애, 시력 손상, 운동능력 손실도 온다"
아주대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3일 이내 짧은 단식은 몸에 큰 무리가 없고, 오히려 체내 활성 산소가 줄어들어 몸이 가벼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하지만 단식 기간이 길어지면 근육이 빠지며 건강이 악화한다. 단식 반나절이 지나면 우리 몸에 있는 탄수화물인 당원이 대부분 소모돼 지방과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김범택 교수는 "근육은 당원에 비해 에너지 공급이 불리하기 때문에 장기간 단식을 하면 기운도 없어지고 힘들어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단식이 미치는 심각성도 달라진다. 경희의대 생리학교실 조영욱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건강 상태 및 폭염 등 외부 요인에 따라 3주 안에 생명이 위험하게 될 수 있다"며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근육량이 줄어들어 단식 시 단백질 공급도 어렵고, 다른 세포들까지 쉽게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근육량이 많이 소진된 후에는 지방을 케톤으로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케톤이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탈수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조영욱 교수는 "단식 1주 차에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와 C 부족이 서서히 시작되고, 2~3주 차가 되면 비타민 B1이 부족해 심각한 인지장애, 시력 손상, 운동능력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회복은 될까?…40일간 단식했던 노조원들 "갑상선 저하증, 장 폐색증, 우울증 왔다"
연합뉴스 회복기는 단식 기간의 최소 2배가 걸리며 각종 후유증도 동반될 수 있다. 고령의 경우 시간이 흘러도 아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김범택 교수는 "지방을 케톤으로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쯤이면 근육이 많이 소진돼 심장 근육이 약해져있다"며 "그 상태에서 음식을 갑자기 섭취하면 부정맥이 생겨 사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조영욱 교수는 "단식 3주 차가 되면 물, 음식물을 삼키는 근육이 망가져 제대로 물을 마실 수도 없다"며 "수액 치료는 최소한의 생명 유지인 셈"이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근육이 다 소진되면 효소 기능을 하는 세포까지 분해하는데, 가장 약한 뇌 기능부터 죽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인지 능력도 저하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식 이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지난해 5월 물과 소금만 먹으며 53일 동안 단식투쟁을 해온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식투쟁 이후 조합원들이 장폐색증, 우울증, 갑상선 저하증, 소화장애 등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