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남인순, 우원식, 홍익표 의원(왼쪽부터).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 후보가 확정됐다. 친명(친이재명)계 색채가 강한 후보들로 채워지면서 이재명 대표의 구속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김민석, 홍익표, 우원식, 남인순(기호순)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들은 각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친명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특히 4선 중진 우원식 의원의 '깜짝' 등판이 눈에 띈다. 그는 이미 지난 2017년 20대 국회 당시 원내대표직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총괄을 맡으며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지원사격한 대표적인 친명계 의원이다.
우 의원의 출마는 이 대표의 구속을 염두에 둔 친명계 차원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 의원은 원내대표를 이미 했고,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홍익표 의원을 도왔던 사람인데 본인이 직접 출마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명계가 우 의원으로 후보를 교통정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식 14일차를 맞이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번 주 이 대표의 영장이 발부될 경우 신임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이끌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맡아야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향력을 당 지도부에 전달·반영할 원내대표가 절실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는 이 대표 유고 시 총선 때까지 친명 지도부와 보조를 맞추고, 또 어떤 때는 견제도 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돼서 이 대표가 다시 당으로 돌아온다면 신임 원내대표는 입법 대여(對與) 투쟁으로 이 대표 체제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럴 경우 당 지도부에 이어 원내까지 '친명 일색'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원내지도부를 꾸린 상태였으나,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내홍에 책임을 안고 총사퇴했다.
앞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명계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는 이 대표 표결 당시 비명계를 중심으로 무더기 가결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비명계가 후보를 내기 쉽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