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림. 연합뉴스"왜 은메달을 따고 웃지 못하는지 알겠어요."
이하림(한국마사회)이 천적 앞에 막혔다.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을 내줬고, 끝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이하림은 승자의 손을 들어주는 스포츠 정신을 발휘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믹스트존에서 소감 대신 '악' 소리만 남기도 떠났다.
이하림은 24일 중국 저장성의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에서 양융웨이(대만)에 절반패를 당했다.
양융웨이는 이하림의 천적이다.
2019년 타슈켄트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오사카 그랜드슬램, 2021년 1월 도하 마스터스에서 3연패를 당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천적 관계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도 1개씩을 주고받으면서 버텼지만, 종료 30초 전 업어치기를 당했다.
이하림은 조직위원회 정보 사이트 마이 인포를 통해 "오늘은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 대결과 느낌이 달랐다.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이기겠다. 다음에 만나면 정말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양융웨이를 만날 것 같아 체력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 연장으로 끌고 가면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은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했다. 이하림은 동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하림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적이 없다"면서 "동메달은 이기고 따는 것이기에 웃으며 나올 수 있는데 은메달은 다르다. 왜 다른 유도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고 웃지 못하는지 알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