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정복한 남자 단체전 대표팀. 연합뉴스중국은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경기가 열린 첫 날에 7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7개 종목에서 모두 대회 신기록이 나왔고 그 중 2개는 아시아 최고 기록이었다.
중국은 일본과 함께 탄탄한 저변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영 강국이다. 중국의 강세는 다음날에도 계속 됐다. 25일에 열린 첫 2개 종목의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휩쓸며 9개 종목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의 독주를 저지한 것은 다름 아닌 한국 수영이었다.
지유찬은 이번 대회 10번째 수영 경기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자유형 50m에서 21초72로 대회 신기록이자 한국 최고 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지유찬은 "첫 날 경기를 다 보고 갔는데 중국 선수들이 다 1등을 하더라. 내심 속으로 그걸 제가 끊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해내서 정말 좋다"며 웃었다.
이어 열린 여자 자유형 200m에서는 홍콩의 시오반 허헤이가 중국의 강자들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다시 한국 수영이 기지개를 켰다. 남자 평영 100m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중국 선수들이 나란히 금·은메달을 휩쓸었지만 최동열이 평영에서,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디펜딩 챔피언' 김서영이 개인혼영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의 힘을 과시했다.
그리고 25일의 마지막 이벤트에서 한국 수영은 아시아를 정복했다.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 대표팀은 계영 800m에서 7분01초7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중국(7분03초40)과 일본(7분06초29)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 수영이 개최국 중국의 독주 속에서 하루에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한 것이다.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서영. 연합뉴스남자 50m 자유형 금메달로 중국의 독주를 무너뜨린 지유찬. 연합뉴스한국 수영의 약진은 중국 취재진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한 중국 기자는 남자 계영 800m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회 첫 날 모든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중국의 압도적인 성과에 혹시 한국 대표팀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물었다.
한국 선수에게서 중국 수영에 대한 찬사를, 혹은 중국 수영을 두려워 한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양재훈이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첫 날부터 중국이 잘하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대로 하려고 계속 훈련해왔다.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할 것만 집중해서 잘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침착하고 차분하게 답변했다.
중국 수영이 아시아 무대에서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황금세대'는 의식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전진할 뿐이다.
김서영은 "지금은 세계 수영 무대에 대한 선수들 자체의 목표 의식이 굉장히 커진 것 같다. 세계 대회에 맞춰서 열심히 도전하는 친구들이 있다 보니 그 선수들을 보면서 한 명 한 명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서로에게 시너지가 생기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