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연경. 항저우(중국)=김조휘 기자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은 2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조별 리그 C조 2차전 한국과 네팔 경기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은 이날 네팔을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제압하고 조별 리그 1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전날(1일) 한국은 베트남과 대회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3 패배를 당했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순간 나머지 세트를 내리 내주는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패였다. 해당 경기에서도 해설을 맡은 김연경은 "우리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허용했다. 빨리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대표팀은 이날 네팔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반등에 성공했다. 후배들의 승리를 지켜본 김연경은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중계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잘했다. 솔직히 초반에는 좀 안 좋았지만 후반에는 잘 풀어나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전도 지켜봤는데, 정신적으로 뭔가 이겨내지 못한 상황들이 나온 것 같다"면서 "앞으로 그런 상황들이 계속 이어질 텐데, 8강부터는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 김연경은 태극 마크를 반납했고, 박정아(페퍼저축은행)가 주장 완장을 건네 받았다. 그런데 주장으로서 부담을 느끼는 듯 박정아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연경은 박정아를 비롯한 후배들에 대해 "아무래도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는 확실한 스타팅 멤버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그런 걸 잡아주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국 배구를 향한 현실적인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연경은 "지금은 안 좋은 얘기를 하는 것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발전해나갈 방법에 대해 다같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오는 4일부터 다음 라운드에 돌입한다. 김연경은 "결국 단합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어려울 때 서로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단합을 하면서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