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시계 세리머니. 연합뉴스골 감각이 절정에 다다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조별 리그 E조 첫 경기부터 쿠웨이트를 상대로 해트트릭(3골)을 달성했다. 한국은 정우영의 활약에 힘입어 9 대 0 대승을 거두고 순항을 알렸다.
태국과 2차전에서는 휴식 차원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후반전 투입 후 아쉽게 골맛을 보지 못했다. 이어진 3차전에서도 바레인을 상대로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토너먼트 돌입 후 다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키르기스스탄과 16강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5 대 1 완승에 기여했다. 2 대 0 승리를 거둔 8강 중국전에서는 잠시 주춤했지만, 4강에서 만난 난적 우즈베키스탄에겐 멀티골을 선사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정우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7호골로 득점 단독 1위를 달렸다.
거침 없이 달려온 정우영은 득점 선두에 올라선 데 대해 "선수들이 잘 도와주고 응원해줬다"면서 "주장 (백)승호 형부터 시작해서 막내들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결정적인 찬스가 내게 온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1 대 1로 팽팽하던 전반 37분에는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 타 재빠르게 침투해 쐐기골을 작렬했다. 정우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 수비가 등을 졌을 때 공을 걷을 줄 알았는데 운좋게 찬스가 와서 때려 넣은 것 같다"고 떠올렸다.
정우영 멀티골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이번 대회에서 정우영의 시그니처 세리머니가 탄생했다. 골을 넣을 때마다 시계를 확인하듯 손등을 바라보는 정우영은 "골 넣은 시간을 기억하고 싶었고, 나만의 세리머니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 중이지만 이만큼 골(3경기 1골)을 많이 넣진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골 감각이 좋은 정우영은 "많은 생각을 가지고 뛰지는 않는다"면서도 "훈련할 때나 공을 잡을 때 느낌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올라온 것 같다"고 씨익 웃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9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오른 황의조(노리치시티)의 기록에 도전할 만하다. 하지만 정우영은 "골을 더 넣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단 우승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결승에 올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3연패를 노리는데 정우영은 "너무 기대된다. 모든 선수들이 결승만 보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그게 한일전이 돼서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꼭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일전인 만큼 부담감도 있을 터. 하지만 정우영은 "심리적인 부분은 다 똑같은 것 같다"면서 "심적인 부분에서 힘들 수도 있지만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른 선수들도 한일전을 앞두고 포부를 전했다. 이강인은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광연은 "한일전인 만큼 절대 실점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일본한테는 지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