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주민들이 피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이스라엘이 자국을 기습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를 겨냥한 공식적인 전쟁 진입을 선언했다.
유대교 안식일인 전날 새벽에 발생한 하마스의 대대적인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 대응이다.
네타냐후 "중단 없이 계속될 공세 개시"
로이터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현지시간 8일 성명을 통해 안보 분야 장관을 소집해 심야 회의를 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하마스의 치명적 공격 때문에 우리는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목적 달성까지 거리낌이나 중단 없이 계속될 공세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하기 위한 일련의 작전상 결정도 내려졌다면서 여기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 중단과 외부로부터의 연료 및 물품 전달 차단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군당국은 가자지구 내에 군사제한구역을 설치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사작전의 시점이나 규모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마스-이스라엘 교전으로 현재까지 3천여명 사상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연기 치솟는 가자지구. 연합뉴스 앞서 하마스는 전날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천발의 로켓포를 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이스라엘 군인 50여명을 포로로 잡고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로 삼았다고 밝혔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보건부를 인용, 이스라엘에서 3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고 최소 15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통치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당국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232명이 죽고 1700명 가까운 주민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에 대한 공격을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2021년 5월 발생한 '11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 무력충돌로 평가된다. 당시 전쟁에서는 가자지구에서 250명, 이스라엘에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전쟁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동예루살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찾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이스라엘 경찰이 강제 퇴거를 시도하면서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07년과 2014년에도 각각 22일과 50일에 걸쳐 전쟁을 벌였으며, 이로 인해 팔레스타인인 3500여명과 이스라엘인 70여명이 숨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이란 배후설' 등 중동 전쟁 확전 우려도
일각에선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분쟁이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이스라엘 현지에선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 온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이른바 '중동 데탕트'를 무산시킬 목적으로 이번 공격을 배후 조종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이 특정한 공격에 연계돼 있다는 어떤 징후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전날 발생한 군사 충돌에 대해 하마스를 규탄하며 이스라엘의 군사·정보 등 전 분야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긴급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을 지지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