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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울리는 '수원 전세사기'…피해 일파만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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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초년생 울리는 '수원 전세사기'…피해 일파만파 확산

    사회초년생 20대女 수원지역 오피스텔 반전세 계약
    공인중개사, 근저당권 38억원 설명…실제로는 76억원
    오피스텔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밤잠까지 설쳐
    수원 전세 사기 관련 고소장 73건 접수, 피해액은 90억원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도 피해 신고 297건 접수
    정씨 일가 소유 건물 51개 추정…계약금 1천억원 이상
    공인중개사, 임차인에게 정보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피해 키워
    경기도·수원시, 피해자 지원 위해 설명회 등 대책 마련 나서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결혼하려고 신입사원 1년간 겨우 모은 돈으로 빚까지 내 구한 전세예요. 피같은 돈을 떼어 가면 저는 어쩌라는 거죠?"
     
    사회초년생 A씨(20대·여)는 지난해 11월 보증금 1억원, 월세 50만원에 경기도 수원지역 오피스텔 반전세 계약을 맺었다.
     
    첫 자취생활을 만끽하던 A씨는 지난 6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오피스텔 곳곳에 임의경매예고장이 붙더니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소문이 들려온 것.
     
    오피스텔에 설정된 선순위 근저당권이 38억원이라던 공인중개사의 설명도 거짓이었다. 건물은 2개로 나눠져 있었고, 한 구간당 38억원씩 총 근저당권 설정액은 76억원이었다.
     
    A씨는 "보증금 중 80%는 대출이고, 나머지는 결혼을 위해 모아둔 돈인데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미안해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며 "내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데, 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다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전세 사기 의혹…피해 일파만파 확산


    정씨의 사무실 입구에 붙어 있는 세무서 등기 안내문. 독자 제공정씨의 사무실 입구에 붙어 있는 세무서 등기 안내문. 독자 제공
    경기도 수원 등 수도권에 다수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보유한 부부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 이번 수원 전세 사기 의혹과 관련된 고소는 모두 73건으로 집계됐다. 고소장에 적시된 피해액은 총 90여억원이다.
     
    임차인들은 계약 만기가 됐는데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거나, 계약 기간이 남아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초년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0일까지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모두 297건이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6일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가 245건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52건이 늘어난 것이다.
     
    임차인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정씨 일가 보유 건물은 모두 51개, 부동산 임대업 관련 법인은 수원 7곳, 화성 6곳, 용인 4곳, 양평 1곳 등 모두 18곳으로 알려졌다.
     
    세대수가 확인된 건물은 37개, 675세대이다. 나머지 건물 14개의 세대수를 합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 계약금 총액이 파악된 건물은 11개로, 이들 건물의 계약금은 333억원이다. 아직 구체적인 액수가 파악되지 않은 건물까지 합치면 총 전세 계약금은 1천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씨 등은 지난 8월 채무를 갚지 않아 양평군에 있는 15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이 가압류되는 등 이미 재정이 상당 부분 악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8월 전후로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맺기도 했다.
     
    피해자 등 7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온라인 단체대화방에는 "보증금 반환소송 판결까지 6개월? 하루하루 피 말리는데", "계약만기일 도래하지 않아도 피해지원 신청할 수 있는 건가", "중개한 부동산 폐업이라 멘붕이다", "사기꾼들이 다 해먹어서 돈은 어디서 되찾나"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인중개사도 책임…설명 제대로 하지 않아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입구에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황진환 기자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입구에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황진환 기자
    임차인들이 경찰에 고소한 이들은 모두 7명으로, 임대인인 정씨 부부와 그의 아들을 비롯해 공인중개사 관계자 4명도 포함됐다.
     
    임차인들 중 일부는 A씨와 마찬가지로 공인중개사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듣고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보증금 1억3천만원, 월세 35만원에 수원지역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맺은 B씨는 공인중개사로부터 해당 건물에 걸려 있는 채권최고액이 44억4천여만원이라고 안내 받았지만, 실제 채권최고액은 당초 설명의 3배에 가까운 114억여원이었다.
     
    또 다른 임차인 C씨도 공인중개사로부터 건물 근저당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계약을 맺어 보증금 1억9천만원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B씨는 "공인중개사가 제대로 설명을 해줬다면 다른 집을 알아봤을 것"이라며 "건물의 재정 상태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과실이니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나날이 커지는 피해…경기도·수원시, 대책 마련 나서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 GH 제공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 GH 제공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전세 사기 의혹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경기도는 13일과 14일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옛 경기도청사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고 피해자 상담을 진행한다.
     
    설명회는 △전세사기피해 접수 및 지원대상 결정 절차 소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내용 △경·공매 절차 상담 등이다. 피해자들은 현장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원하는 경우 맞춤형 개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의 생업에 지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13일 오후 6시 30분, 14일 오후 2시 등 총 2회 구청사 신관 4층 대회의실에서 진행한다.
     
    또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부동산수사팀장 등 4명을 투입해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 자료를 넘겨받아 자체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특사경은 사기 혐의를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과와 별도로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가담 의심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중개보조원·컨설팅업자 등의 무등록 중개행위, 중개 보수 외 리베이트 수수 행위 등의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도 확인하게 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절박한 피해자의 심정을 헤아려 설명회와 피해자 맞춤형 1:1 개별 상담을 서둘러 개시하고, 나아가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피해자 주거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도 '전세피해 상담(접수) 센터'를 열고 피해자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시청 본관 1층 통합민원실 내에 변호사와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전세피해 상담 센터를 열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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