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항구 일대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힌 가운데 거대한 화염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보복중인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110만 명에게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
서울의 1/3 크기의 가자지구의 북쪽에 거주중인 인구 절반에 남쪽으로 이동하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통보는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무기를 실은 미군 수송기도 도착해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혀온 터라 이번 인구 이동 통보는 지상군 작전을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이 같은 통보를 전달받은 유엔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인구 이동 명령을 철회하달라고 촉구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유엔은 매우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 없이는 이런 이동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만약 이 명령이 확정된 것이라면, 이미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해달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교전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남성이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유엔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군의 통보는 가자지구 주민뿐 아니라 유엔 직원과 학교, 보건소와 병원 등 유엔 시설로 대피한 사람들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민간인 소개를 요청했지만,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이 쏜 6천발 이상의 포탄으로 각종 기반 시설이 무너진 상황이라 주민들의 지역간 이동이 수월하지 않다.
음식과 전기, 물 공급도 끊긴 상태다.
주민 라미 스와일렘(34)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지역에 음식이 설사 있다손 치더라도, 이스라엘이 포격중이라 그 곳으로 이동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스라엘 군이 이번 팔레스타인 보복 공격 때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무기인 백린탄을 쐈다고 밝혔다.
인(P)을 주성분으로 하는 백린탄은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대량의 열과 열기·섬광이 발생하고 끄기 어렵다.
이는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제네바협약과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따라 주거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에대해 이스라엘군은 백린탄 사용을 알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