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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448만명…'역대 최대'

금융/증시

    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448만명…'역대 최대'

    고금리 기조 속 한계상황 봉착…연체율 상승
    가계대출자 4명 중 1명이 다중채무자
    평균 대출 1억2785만원·DSR 61.5%
    생계비 뺀 소득 대부분 빚 갚는데 사용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DSR 67.1%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전체 가계대출자 중 448만 명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로 확인됐다.

    다중채무자 규모와 이들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면서 연체율도 상승했다.

    한계상황에 봉착한 차주(借主)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약 62%로 나타났다.

    최저 생계비 정도를 빼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보인다.


    다중채무자 규모·비중 역대 최대치 갈아치워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
    1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모두 1978만 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 7천억 원에 달했다.

    직전 1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이 각 1만명, 4천억 원 늘었다.

    문제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규모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는 448만 명으로 1분기보다 2만 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22.6%)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572조 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억 2785만 원으로 추산됐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은 61.5%로, 직전 분기보다 0.5%p 하락했지만, 여전히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하는데, 다중채무자들이 평균적으로 이 수준의 한계에 거의 이르렀다는 의미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2분기 말 현재 1.4%로 1분기보다 0.1%p 더 상승해 지난 2020년 1분기(1.4%)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DSR 67.1%…'9년 반만에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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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채무자 중 소득과 신용도까지 낮은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은 더 심각하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의 2분기 말 현재 DSR은 평균 67.1%에 달했다.

    3개월 사이 0.2%p 더 상승했고, 지난 2013년 4분기(67.4%)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취약차주 37.8%(48만 명)의 DSR이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2%(64조 9천억 원)를 차지했다.

    2분기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취약차주 수 비중은 6.4%로 집계됐다. 1분기(6.3%)보다 0.1%p 늘어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컸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전반에서 오르는데, 특히 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상승 압력은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이후 취약차주들의 대출이 은행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집중된 만큼, 이들의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DSR 100% 이상 전체의 8.6%인 171만명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39.9%로 추산됐다.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세 분기 만에 30%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40% 정도를 금융기관에서 진 대출금과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한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6%인 171만 명에 달했다.

    이들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은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뜻이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도 6.3%인 12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5만 명(14.9%)까지 늘어난다.

    결국 현재 거의 300만 명의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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