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 가자간 전쟁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에서 '자제'로 입장 선회를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점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다시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2006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스라엘이 다가올 지상작전을 통해, 가자를 통치중인 하마스를 일소하고 이 곳을 재점령하면 실수가 될 거라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는 다른 관료들의 입을 통해서도 재확인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물, 약품, 음식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이스라엘의 가자 전면 봉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데이비드 새터필드를 중동 인권 특사로 임명했음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가자 사태 대응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신호를 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이런 흐름에 대해 "대규모의 민간인 희생을 불러올 이스라엘 군의 지상 작전에 앞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전면(blanket) 지원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변화(shift)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한 공개적 첫 중요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가자지구 북쪽의 민간인 110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소개령을 발동했다.
주민들에게 속할 시간으로 24시간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소개령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직후에 나온 것이라 미국이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을 사실상 허가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주말사이 분위기가 급변했다.
가자지구 향해 포탄 발사하는 이스라엘군 자주포. 연합뉴스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자 지구 민간인들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실질적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소개령은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한 제스처일 뿐이므로 지상작전에 엄청난 민간인 희생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 때문인지 블링컨 국무장관을 태운 전용기도 이스라엘을 이륙한 뒤 아랍권 국가들에 잇따라 착륙한 하고 나서 다시 이스라엘로 기수를 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이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자체를 철회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도 CBS 인터뷰에서 하마스에 대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 "이스라엘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마스를 쫓아야 한다"고 말해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 입장에 지지를 보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스라엘 뿐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도 동정여론이 커지고 있다.
CNN이 12일부터 이틀간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1%가 이스라엘을 동정한다고 답했지만, 전체의 41%도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침공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동정을 표했다.
특히 35세 이하 젊은 층의 경우는 61%만이 이스라엘에 큰 동정을 나타냈고, 54%는 팔레스타인에 같은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