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에 위치한 사우디 왕국의 기원지라 할 수 있는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 사우디 전통 칼춤 '아르다' 공연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1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디리야' 유적지를 찾았다. 사우디 측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디리야 개발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디리야 유적지를 중심으로 한 일대에 신도시를 세우는 디리야 지역 개발 사업(디리야 게이트)을 추진하고 있다.
디리야는 1446년 형성된 토후국으로 사우디 제1왕국으로 부를 수 있다.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서 20km 정도 떨어진 디리야 지역 개발 사업을 네옴시티, 홍해 개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로쉰 주택개발에 이어서 5번째 기가 프로젝트로 지정했다. 이 프로젝트 사업비는 200억달러(한화 27조600억원)가 넘는다.
디리야 유적지에서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제드 인제릴로 디리야 개발청장, 디리야 개발청 의전을 담당하는 사우디 공주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은 한국 기업들이 디리야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건설과 호텔, 레스토랑 등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언급하면서 국내의 호텔 등 우리 측 특정 기업까지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제드 인제릴로 디리야 개발청장도 윤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이 디리야 유적지에 설치된 30m 길이의 미디어월 등을 설치했다고 소개하며 "사우디 곳곳에 한국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고 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디리야 개발청장은 "'제2의 고향이 서울'"이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에게 브리핑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리야 개발청 측은 윤 대통령에게 디리야의 상징색이라는 자수정색 와이셔츠 커프스 버튼을 선물했고, 김건희 여사에게는 사우디의 관광안내책자를 선물했다. 이날 김건희 여사는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약 1년 만에 만나 회담하고 공식 오찬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일 이후'(Post-Oil) 시대에 대비하는 사우디의 '비전2030'에 우리 기업 참여 확대를 포함해, 양국 경제 협력 고도화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과 관련한 안보 정세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사우디 일간지 '알 리야드'(Al Riyadh)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안보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관해서도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