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맥주' 논란이 된 영상. 서경덕 교수 SNS 캡처중국의 유명 맥주브랜드 '칭다오' 공장에서 한 직원이 원료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해당 장소가 칭다오맥주 제조공장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역사상 가장 비싼 오줌'이라며 칭다오맥주의 위생관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는 등 44조원에 이르는 칭다오맥주 브랜드 가치의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차이나비즈니스뉴스와 중국증권저널, 남부도시일보 등 중국 현지매체들은 일제히 칭다오맥주 공장 방뇨 사건과 관련해 해당 장소가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3공장이 아닌 물류업체의 운송차량실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예비조사 결과 영상 촬영 장소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칭다오 맥주 원재료 창고가 아닌 물류업체의 운송차량실이며, 방뇨를 한 직원도 칭다오맥주 직원이 아니라 외부 하청업체 직원이라고 밝혔다.
또, 맥주 맥아는 일반적으로 트럭에서 하역돼 파이프라인을 통해 저장탱크로 보내 저장하기 때문에 해당 영상에서처럼 특정인이 쌓여있는 맥아 위로 올라가 방뇨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지난 20일 관련 영상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이처럼 중국 현지매체들은 일제히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이 칭다오맥주 공장 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칭다오맥주 주식 토론방에 올라온 네트즌들의 성토글. 업스트림뉴스 홈페이지 캡쳐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냉하다. 칭다오맥주 공식 웨이보와 칭다오맥주 주식 토론방 등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칭다오맥주를 성토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고, 앞으로 칭다오맥주를 마시지 않겠다는 불매글도 눈에 띈다.
일부 네티즌은 '역사상 가장 비싼 오줌', '이 소변의 시장가치는 수억위안' 등의 글을 올리며 칭다오맥주의 취약한 위생관리를 비꼬기도 했다.
1903년 독일의 조차지였던 칭다오에 독일인과 영국인이 설립한 칭다오 맥주는 120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쉐화, 옌징, 하얼빈 맥주와 함께 중국의 4대 맥주로 꼽힌다.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브랜드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2023년 중국 500대 브랜드 가운데 칭다오맥주의 브랜드 가치는 2406억 8,900만 위안(약 44조 원)으로 중국 전체 맥주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칭다오맥주 축제와 칭다오맥주 박물관은 해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중국 관광의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을 정도로 칭다오맥주는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높다.
한국에서도 배우 정상훈씨가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말을 유행시켜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최근 몇년동안 국내 수입맥주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비어케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그러나 이번 '방뇨' 사건으로 120년에 걸쳐 어렵게 쌓아올린 칭다오맥주의 브랜드 이미지는 한순간에 '오줌 섞인 맥주'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한편, 과거 알몸 김치 사건 등 잇따르는 중국내 식품위생 관련 사건사고는 낮은 수위의 처벌도 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업스트림뉴스에 따르면 운송 중인 식품 원료에 방뇨를 한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공안관리처벌법'을 적용해 10일 이상 15일 이하 구류, 1천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형법 제276조에 따라 고의로 생산·경영을 방해한 혐의가 적용될 경우 3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고, 사안이 엄중할 경우 3년 이상 7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