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전기·가스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차입금이 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2021년(30.2%)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역시 지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전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2022년 118.5%로 오히려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두 곳을 제외하면 2021년 29.9%에서 2022년 30.4%로 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1년(17.0%)보다 1.9%포인트 줄었지만, 2010년 편제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8.1%에서 지난해 14.6%로 낮아졌다.
세부 업종별로는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석유정제·코크스(49.3%→66.6%) 매출액이 크게 늘었으며, 자동차(11.7%→14.9%)도 수출 증가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아졌다.
비제조업 매출은 전기가스업(13.7%→47.5%), 건설업(6.4%→13.7%) 등을 중심으로 15.4% 증가했다. 다만 1년 전(16.2%)보다는 증가율이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15.5%→15.5%)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중소기업(19.2%→14.4%)은 매출액 증가율이 하락했다.
연간 총자산증가율 역시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으나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총자산증가율이 2021년보다 하락한 것은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포인트, 1.9%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6.8%에서 지난해 5.7%로 낮아졌다.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 이자율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1년 487.9%에서 지난해 348.6%로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