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서 AI(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공식화했다. HBM을 앞세운 D램 반도체 업황 회복이 내년 메모리 반도체의 흑자 전환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뿐만 아니라 HBM3E까지 내년 캐파(생산능력)가 현시점에서 솔드아웃(완판)됐다"면서 "2025년 생산량도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HBM(고대역폭메모리)은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로 수요가 폭발한 제품이다. 이 가운데 최신 제품은 HBM3를 업그레이드한 'HBM3E'로 엔비디아가 내년 양산할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 'GH200'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HBM이 향후 5년간 연평균 60~8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0% 안팎에서 최소 50%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실적도 HBM이 포함된 D램 부문이 견인했다. 3분기 영업손실이 1조 7920억 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 비해 규모를 약 1조 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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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 역시 HBM이 반도체(DS)사업부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개한 잠정실적에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2조 4천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6천억 원대에서 '조 단위' 실적으로 복귀한 배경은 반도체 사업부가 기존 4조 원대 적자를 3조 원대로 줄인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최근 HBM3 양산 소식을 전하며 HBM3E인 '샤인볼트(Shinebolt)'를 공개했다. 사실상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에 이어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HBM3E 시장이 본격화하고, HBM이 D램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D램은 다시 한번 '슈퍼사이클'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HBM3E 시장 경쟁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뛰어든다. 마이크론은 HBM3 출시를 건너뛰고 하반기 HBM3E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 등 AI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이제 본격화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일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도 HBM이 대세를 이루면서 내년 상반기 전체 실적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