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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연루 의혹 인천공항 세관 직원은 오늘도 '정상근무'

사건/사고

    '마약 밀수' 연루 의혹 인천공항 세관 직원은 오늘도 '정상근무'

    핵심요약

    '마약 운반 연루 의혹' 경찰 수사 이후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업무 수행
    일주일 넘도록 대기발령·직위해제 등 어떤 인사조치도 안해…취재 시작 후 "내부 검토회의 예정" 밝혀
    관세청 "범죄 연루 개연성 매우 떨어져" 반박…경찰 "수사중인 사안…관세청 주장 알고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다국적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경찰에 입건된 인천국제공항 세관 직원들이 여전히 통관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단속의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마약 밀수업자들과 연루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이다.

    30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된 세관 직원 4명이 여전히 인천공항 세관에서 평소 하던 업무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건된 지 일주일 넘게 대기발령이나 직위해제는 커녕 부서 이동 조치조차 없던 것이다.

    직위해제는 금품수수나 성범죄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비위 행위로 경찰 수사를 받는 자에 대해 인사권자의 권한으로 인사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공무원법에는 '금품비위,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를 직위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로부터 마약 밀수를 도왔다는 의심을 받아 수사대상에 올랐는데도, 인천본부 세관에서 해당 직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관세청이 '직원들의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관세청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관 자체적으로 확인해 본 바 여러 가지 정황상 개연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됨"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 중 한 명은 당시 연차로 공항에 없었다'거나 '경찰이 지목한 세관 검사대가 당시 닫혀있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직원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즉,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범죄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입건된 피의자들이 계속해서 같은 업무를 수행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한 형국이다.

    반면 경찰 수사에서 확보한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올해 1월 27일 조직원 6명은 몸에 필로폰을 4~6kg씩 나눠 숨겨 들어왔다. 경찰은 이들이 72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들여오는 과정에 세관 직원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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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라면 조직원들이 타고 온 비행기는 검역 대상인 탓에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식물 검역·검사대를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이 개입해 이들을 세관 검사대 쪽으로 안내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세관 직원들의 조력이 있었다는 구체적 진술 등을 확보해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참고기사 : 마약 밀수범은 '4·5번 검사대'로…세관 모르게 가능했을까)

    경찰 관계자는 관세청의 주장들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관세청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창민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상 직위해제는 임용권자의 재량으로 의무는 아니지만, 공무원에겐 품위 의무 등이 있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관세청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라도 직위해제 등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관세청은 CBS노컷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27일 오후 조만간 직위 해제 등을 검토할 내부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사실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회의 개최의 의미에 선을 그었다. 다만 전날(26일)까지만 해도 인천공항 세관은 인사 조치 등을 묻는 질문에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별다른 조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고광효 관세청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느냐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의 질의에 "해당 직원들이 당일 근무 여부, 근무형태 등을 충분히 소명했고 경찰에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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