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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쿵.쿵.쿵"…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괴롭힘 일기

전북

    "책상을 쿵.쿵.쿵"…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괴롭힘 일기

    업무 불신…매사 3자‧4자 대면 '모욕'
    지난해 11월 3일 직원들 있어도 '욕설'
    전북인권위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인권위 징계‧경고 조치에 "이의제기할 것"


    "선배들을 개 x으로 알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4년 차 직원 A씨. 가야금을 전공했기에 공연장은 익숙했고, 그런 그에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꿈의 직장이라 믿었다.
     
    하지만 3년이 넘는 괴롭힘 끝에 그의 직장은 악몽이 됐다. "내가 괴롭힘과 왕따를 당해 힘드니, 나 좀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회사는 보복성 조치를 예고하는 등 괴롭힘은 더해졌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직장 괴롭힘과 '왕따'에 대한 전말은 A씨의 다이어리와 개인 메시지 그리고 전라북도인권위원회의 결정문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끝없는 불신…책상을 '쿵.쿵.쿵' 질책

    2020년 5월 A씨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 부서에 입사한다.
     
    가야금 연주자로의 삶도 좋았지만, 공연장에서 일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입사후 정신없는 1년을 보낸 무렵. 그에 대한 각자의 '평가'가 끝날 때쯤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
     
    A씨의 다이어리 등을 종합하면 상사인 K 차장은 A씨의 대부분의 업무를 불신하고 3자‧4자 대면을 꾸준히 하며, A씨를 괴롭힌 것으로 기록됐다.
     
    2021년 10월 6일. 아르바이트생의 식권을 분배하는 작은 일에도 "반드시 짚고 가겠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으니, 너 핸드폰 두고 와" 등의 발언으로 A씨를 겁박했다.
     
    스케줄을 조율하는 기본 업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장의 확인까지 끝난 사안에도 K 차장은 부장에게 A씨의 보고가 맞는지 재차 확인하며 A씨를 압박했다.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해도 별다른 사과는 없었다.
     
    전북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경영본부장의 허락하에 A씨의 사후 휴일근무신청이 있었음에도 K 차장은 모든 과정을 3자 대면하고, 이후 특정인에게 사과를 권유하고 사과를 받았는지까지 확인했다.
     
    특히 이 과정서 K 차장은 책상을 계속해서 치고 또 언성을 높여 발언하면서 A씨를 질책한 행위가 지속됐다고 판단했다.
     
    전북인권위는 "부장 이하는 직급이 다를 뿐 K 차장이 관리자가 아닌 상황에서 모욕적인 발언과 질책으로 A씨로 하여금 압박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며 "K 차장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경.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경.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

    "도움의 손길 없었다"…되레 피해자 '왕따'도

    수년간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이어졌지만,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
     
    되레 타 부서 과장이 나서 폭언과 욕설을 하는가 하면, 단체 워크숍에서 A씨의 방을 바꾸는 등 '왕따'도 시작됐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타 부서인 L 과장은 2022년 11월 3일.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A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
     
    녹취에는 "선배들을 어디 개 X으로 알아?" "어디 한번 일러봐" 등의 욕설이 담겼다.
     
    A씨는 "당시 사무실 안에 있는 탕비실에서 폭언이 있었고, 바로 옆 방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대표의 손님이 있었다. 직원도 8명가량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와 직원들 전부 폭언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느누구도 만류가 없었던 것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측은 "피해자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고 최근에는 내부 조사를 하는 등 중립적으로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측의 해명과 달리 지난 4월 3일 단체 워크숍 당시 방 배치 변경에서 A씨의 방만 바뀌는 등 따돌림은 노골적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인권위 조사 결과, 최초 여성 방 3개에 신입과 인턴이 각 한 명씩 배치됐던 것에서 다른 방의 신입과 인턴이 A씨와 같은 방으로 재배치됐다.
     
    전북인권위는 'A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조치로 소외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L 과장은 전북인권위 조사에서 폭언 등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등산도 안 통해"…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2차 피해

    전북인권위는 지난 8월 1일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A씨에 대한 2차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영본부장 공석으로 업무를 겸하고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을 담당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무처장에 대해 "비밀을 엄수하지 못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압박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2차 가해를 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관련해)왜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오게 하느냐" 등의 발언과 K 차장과 피해자의 분리 조치 사항의 변경을 A씨에게 설명하지 않은 등의 내용이다.
     
    전북인권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에 따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무처장 등 3명에 대해 '경고'와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무처장은 "한극소리문화의전당은 중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결정에 대해선 이의제기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가해자로 결정된 K 차장은 해당 내용에 대한 인터뷰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
     
    A씨는 "관계 개선을 위해 (가해자가)좋아하는 주말 등산에 참여하는 노력도 해봤지만,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다"며 "결국 지속적인 괴롭힘에 못 이겨 신고를 했고 이로 인해 더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우울증 등의 진단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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