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참사'에 대한 심판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마스를 향했던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가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에 대한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향후 정치 생명은 하마스에 붙잡혀간 인질들의 운명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기습공격 직후 보복 전쟁을 선포했을 당시 만해도 이스라엘은 전시 내각을 꾸려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서히 내분 조짐이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끝나면 모두가 어려운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사임 의사를 묻는 말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유일한 대상은 하마스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여론은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 마리브 신문이 지난달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스라엘 국민 80%는 하마스 공격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율에서 전시 내각에 참여 중인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8%는 간츠 대표를 총리로 선호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28%에 그쳤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 (정보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정보기관을 책망했는데, 책임 떠넘기기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사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직을 수행하기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직후 자진 사퇴하거나 해임됐어야 했다"고까지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 중 그에게 '후임 문제'를 거론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 연합뉴스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보좌진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같은 분위기를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달하기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이스라엘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 미래에 대해) 논의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권좌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미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언급은 계속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당국자는 미 정부 내부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몇 개월 내에 물러나거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초기 공세가 끝날 때까지만 재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