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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입, 하고 많은 도시 중 왜 하필 김포였을까?

정치 일반

    서울 편입, 하고 많은 도시 중 왜 하필 김포였을까?

    김포 서울 편입 논란, 왜 하필 '김포'였을까
    서울 편입 아이디어 증폭시킨 홍철호 전 의원, 9월부터 본격적 주장
    민주당 김포 국회의원들은 '무대응 모드' 전략
    의사 정원 확대, 잼버리 사태… 전부 지역 소멸에서 벌어지는 사회문제
    정부는 '지방시대', 여당은 '메가서울' 엇박자 언제까지?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신혜림 PD, 윤지나 기자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신혜림 PD, 윤지나 기자 나와 계세요.

    ◆ 신혜림, 윤지나> 안녕하세요.

    ◇ 채선아> 지난 월요일 오뜨밀에서 처음 소개한 이후 계속 커지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 정리해 주시는 거죠?

    ◆ 신혜림> 30일이었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에 가서 깜짝 발언하면서 블랙홀 쟁점이 됐고요. 이후 서울 인접한 다른 경기도 시·군까지 원한다면 서울로 편입시키겠다는 이른바 '메가 서울' 프로젝트로 번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당장 경기도 구리시, 하남시도 여론 조사를 집행한다, 추진위 꾸린다, 뭐 그런 얘기가 나왔죠.

    이 얘기가 처음 나왔다는 공간을 보니까 예전에 윤지나 기자가 말해주셨던 아무도 잘 모르는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간담회예요.

    ◆ 윤지나> 13편이나 돼서야 우리가 이제 알게 됐다는 거.

    ◆ 신혜림> 김기현 대표가 대표 된 이후 가장 주목받는 시간이 아닐까 싶네요. 근데 그동안 돌아다니면서 엄청 많은 말을 했을 거 아니에요. 근데 왜 이것만 이렇게 큰 이슈가 됐을까? 김포만.

    ◇ 채선아> 저는 사실 경기도민이라서 듣자마자 솔깃했거든요. 자동 반응으로 '그러면 (내가 사는) 파주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신혜림> 직접 연관된 세 지자체 수장들 반응 살펴볼게요. 먼저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신중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긴 하지만 당일 바로 화답했고요. 6일에 김포시장을 만나기로 한 상태입니다.

    김포시장이 좀 독특하죠. 김포시장인데 김포 편입을 밀고 있어요. 어떤 인터뷰에서는 서울 편입만 되면 쓰레기 매립장까지 우리가 안겠다, 이렇게까지 말하기도 했었는데 논란이 되니 지금은 그런 말 아니었다고 한 발 뺐고요. 중국 출장 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조금 늦은 반응을 보였고 "황당한 국토 갈라치기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김동연 지사가 요즘 젊은 세대한테 인기가 정말 많아요. SNS를 통해서 막 반말로 댓글 놀이하고 하면서.

    ◆ 신혜림> 메타 '쓰레드'에서 한창 주가를 올렸죠. 해피 모드였는데 어떻게 보면 폭탄이 떨어졌어요.

    ◆ 윤지나> 너무 뜬금포로 떨어져서 김동연 지사도 당황했을 것 같아요.



    ◆ 신혜림> 국민의힘은 처음에 이거 내년 총선 겨냥한 거 아니다, 그저 김포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한 거다, 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고요. 심지어 요즘 보도를 보면 여권 관계자가 굉장히 노골적으로 말해요.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은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준비한 필승 카드였다. 설문조사 다 했다. 2008년 총선 때처럼 뉴타운 바람 타면 열세세였던 선거판 다 뒤집을 수 있다.'

    ◇ 채선아> 그때 뉴타운이 한나라당에서 낸 공약이었는데 '서울 재개발 풀어서 다들 부자 만들어 줄게' 이런 분위기를 조성했고 그 결과 총선 압승했죠.

    ◆ 윤지나> 그래서 그때 못 이길 것 같았던 지역에서 나온 의원들을 '타운돌'이라고 불렀었어요. (웃음) 총선 때문에 원래 그러긴 해요. 그래서 저는 이게 말이 되냐 이렇게들 얘기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였다는 생각도 들어요. 수도권 위기론이라는 얘기 들어보셨겠지만 경기도 의석이 59석이거든요? 근데 그중에 국민의힘이 7석이에요.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는 좀 강한 이슈가 필요해서 고심 끝에 내지 않았을까 싶네요.

    ◇ 채선아> 그런데 왜 하필 김포인가가 저는 궁금해요. 서울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는 굉장히 많잖아요.

    ◆ 신혜림> 왜 하필 김포인가. 김포 서울 편입 이슈는 김포에서는 이번 주에 갑자기 뿅 나타난 이슈는 아니에요. 이전에 홍철호라는 전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린 공인데요. 19대 때 보궐로 당선돼서 20대까지 국회의원을 2번 했고 지금은 경기 김포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에요. 아까 독특하다는 김포시장 있잖아요. 김병수 김포시장이 이 홍철호 위원장의 보좌관 출신입니다.

    ◇ 채선아> 당협위원장은 뭐 하는 자리인가요?

    ◆ 윤지나> 그 지역구를 대표하는 정당인, 이렇게 보면 돼요. 김포을 지역구는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겼거든요. 민주당 의원이 있으면 국민의힘에도 정당인이 한 사람 있는 거죠. 절치부심하며 다음 선거에서는 내가 되리라, 하고 있는 거예요.

    ◇ 채선아> 다음을 노리는 사람이다.

    ◆ 신혜림> 이력이 재밌는 분이에요. 처음에는 굽네치킨 창업주로 화제가 됐었고, 자수성가 김포 토박이 이렇게 알려져 있죠. 김포시민이 그렇게 바라는 지하철 5호선 연장, 그걸 본인이 확정시켰다고 현수막에 걸었다가 허위라고 벌금형 받았던 사례도 있고요. 이 김포 편입 이슈는 이 홍철호 위원장이 의석 탈환을 위해 김동연 경기지사의 핵심 공약을 절묘하게 파고든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 채선아>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 신혜림> 지역 신문을 보면 김포 서울 편입 아이디어는 지난 8월 경기도가 마련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김포시민 대상 설명회에서 시민들에 의해서 수면 위로 올랐다, 말하고 있거든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김동연 지사의 핵심 공약입니다. 계속 경기 북부 휴전선 접경 지역이 개발 제한 되어왔는데 그 북부 지역을 특별자치도로 만들어서 규제 풀고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이죠. 이걸 임기 내에 실현시키려고 공론조사 진행하고 여론 찬성 비율을 높이고 있는 와중이었어요.

    근데 김포가 지리상 아주 가장 애매한 상황이에요. 남쪽으로 가기도 그렇고 북쪽에도 가기도 그런. 그래서 김포한테 어떡할래? 하니 김포시민 중에 남도 북도 말고 서울을 원하는 주장이 있었던 거죠.

    홍철호 위원장이 이 아이디어를 9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김포시 전역에다 쫙 현수막을 내걸어요. '김포시 경기북도? 나빠요 김포시 서울특별시? 좋아요.' 이런.



    김포 지역에서는 이 현수막이 조금 화제가 됐었고 홍철호 위원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어요. "김포시장과 나는 작년 지방선거 무렵 이 서울 편입 문제를 포함해 치밀하게 공부했고 국민의힘 지도부에도 설명을 많이 했다. 이 결실이 이제 전 국민의 관심으로 맺어가는 거다."

    ◇ 채선아> 김포시장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정말 뭔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 같네요.

    ◆ 신혜림> 김포시장이 이 관련 문건을 김기현 대표한테 전달한 게 한 달 전쯤 됐다고 그러거든요.

    ◆ 윤지나>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할 때 규모도 훨씬 큰데 3년 걸렸잖아요. 여당 관계자와 얘기해 봤는데 선거용임을 부인하지 않아요. 구체적인 안도 짜놨고. 요즘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영남 다선인 의원들 서울로 가라, 이러고 있는데 조경태 의원이 5선인데 여기 김포 서울 TF팀장이 됐어요.

    ◆ 신혜림> 김포 주민들한테 정말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힘 내에서도 지적이 나오죠. 이준석 대표도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김포시민 입장에서는 5호선, 9호선 연장이 진짜 숙원 사업인데 서울시로 김포가 편입되면 연장 사업이 오히려 어려워져요 국비를 많이 받을 수가 없어서.

    ◆ 윤지나> '서울시민이 됐다'는 사실만 얻고 실질적인 숙원 사업은 못 이루고. 땅값은 오를지 안 오를지는  모르고.

    ◇ 채선아> 그것도 그런데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해 왔던 게 정부 기조와도 좀 대치돼요.

    ◆ 신혜림> 마침 균형 발전에 초점 맞춘 '지방 시대 종합 계획'이 첫 발표 됐죠. 대통령 직속 기구에서요. 여기서는 비수도권 지역을 권역별로 묶어서 통합적 발전을 꾀하겠다 하고 있는데 여당은 인구 천만 이상의 메가시티가 트렌드라고 하고 있고.

    ◇ 채선아> 이 메가시티 전략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동남권 메가시티에서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 신혜림> 부울경 메가시티도 비판 지점이 없는 건 아니에요. 주변 중소도시는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근데 그럼에도 전국적인 설득력을 얻었었던 건 큰 단위에서는 어쨌든 균형 발전이기 때문이잖아요. 하지만 메가 서울이 있다면 지방을 메가시티 만들 거다 해봤자, 사실 소용이 없는 거거든요. 김포 이슈가 국민의힘 당 대표가 운 띄우자마자 모든 이슈를 다 잡아먹는 블랙홀이 된 것처럼.

    지난 몇 달 동안 우리가 전한 이슈들이 있잖아요. 전남 신안으로 전학을 가면 월 320만 원 준다. 의사 정원 확대. 올해 가장 뜨거웠던 사안이었던 잼버리 사태도 근본적으로는 극심한 지역 비대칭에서 시작된 거였죠.

    ◇ 채선아> 결국엔 서울 와서 해결했죠.

    ◆ 윤지나> 그렇죠 모든 자원이 서울에 있다는 뜻이죠.

    ◆ 신혜림> 이 상황에서 60년 만에 서울을 확대해야 된다는 전략을 국민의힘이 꺼낸다는 게 마뜩잖네요.

    ◇ 채선아> 이게 선거 전략상으로도 좋은 걸까요?

    ◆ 윤지나> 국민의힘에 딱 빙의를 해서 얘기를 하자면, 유리합니다. 김포시민 입장에서는 반대하지 않잖아요. 되든 안 되든 해봐서 아니면 말면 최소한 본전은 되죠. 그리고 아까 서울에 인접한 시들한테도 너희들도 혹시 생각 있니? 그러면 메가 서울로 한번 가.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이니까 '우리 열심히 추진하고 있어. 근데 민주당은 번번이 훼방을 놓고 있네?' 이런 식으로 내년 총선에 쓸 수 있는 기간은 충분한 거죠.

    ◆ 신혜림> 근데 김포 지역구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아무 입장 안 내고 있잖아요. 사실 아까 지자체 3개 수장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사실 국회의원들도 중요하단 말이죠.

    ◆ 윤지나> 그래서 제가 민주당 김포 의원들 반응 궁금해서 민주당 출입 기자 통해 물어봤는데 그거 오래 가겠어? 자기네들은 무시 전략이다. 이슈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라고 또 고명 잘못 얹으면 총선 때까지 '그때 저 사람이 그리 말을 했습니다'라고 두고두고 박제되니까요.

    ◇ 채선아> 저는 이 얘기가 처음 흘러나왔던 그 지점으로 돌아가 보면 될 것 같거든요.

    ◆ 윤지나> 이렇게 복잡한 얘기할 필요도 없어. 그렇죠?

    ◆ 신혜림> 이 얘기가 시작된 그 지점 '김기현이 간다'. 왜 갔냐. 수도권 신도시 교통 대책 마련하려고 간담회를 연 거죠. 김포골드라인, 지옥철로 너무 유명하죠. 5호선, 9호선 연장도 안 되고. 시민들이 이럴 거면 우리 김포시민 안 하고 서울시민 할래, 이렇게 말을 한 이유예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총선 전략 다 떠나서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다고 말하기도 해요. 왜 지옥이 벌어지고 있는가. 신도시 수요를 예측 못 하고 김포골드라인 열차를 작게 만들었고, 행정 지역이 달라서 벌어지는 어떤 장벽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다니는 회사만 해도 사실 부서 장벽이 두텁다고 한 부서로 몰아넣으면 일이 잘 되지는 않잖아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죠.

    권한이 있는 행정 수장들이 유연하고 대승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해요. 5호선 연장 너네 때문에 안 된 거라고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제가 이렇게 반 보 물러설 테니 님들은 이렇게 하십시오.' 이런 태도를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 윤지나> 남은 관전 포인트는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현실론에 점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거고요. 국민의힘에서는 도봉구 김재섭 당협위원장의 '서울이나 잘 챙겨라' 이런 얘기 나오고 있죠. 또 오세훈 시장이 지금은 약간 긍정적인 듯 말하지만, 확답은 주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잖아요. 거기서 아마 방향이 조금씩 바뀌는 게 보일 거예요. 그런 것이 관전 포인트일 것 같다. 아직까지는 국민의힘이 이슈를 정략적으로 제대로 던졌다.

    ◇ 채선아>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나눠주셔서 감사하고 저희 이번 주에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 정말 여기까지입니다.

    ◆ 신혜림, 윤지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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