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올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해 역전세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전망과 달리 전국적으로 전세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연립과 빌라에서는 역전세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갱신권 사용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마지막주까지 1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은 지난 5월 넷째주 이후 24주 연속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 초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역전세가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라 전세가가 2021년 말~2022년 초에 고점을 찍었는데 이들 계약의 만기가 도래하는 2023년 말~2024년 초에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2월 하락세로 전환, 지난 7월까지 1년 5개월가량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세가격이 상승 전환한 뒤에는 상승폭이 늘거나 줄기는 하지만 상승세는 이어지고있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따라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 전세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을 사용하는 임차인들도 늘고 있다. 갱신 계약을 하더라도 종전 계약보다 보증금을 낮춘 감액갱신보다는 보증금을 올린 증액갱신 비중이 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7~10월) 들어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는 34.5%로 상반기(1~6월) 32.8%보다 1.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높았던 2022년 상반기 평균 65.3%였던 갱신권 사용 비중은 이후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작년 하반기 53.2%, 올해 상반기에는 30% 초반대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6월부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갱신권 사용 비중도 소폭 증가한 것이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 갱신계약에서 종전보다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증액갱신)도 증가 추세다. 지난 6월 갱신계약의 보증금 증액갱신 비중은 39.2%였으나 올해 10월에는 48.8%로 9.6%포인트 늘어난 반면 감액갱신 비중은 46.5%에서 39.7%로 6.8%포인트 줄었다.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에도 지난 6월 18.8%였던 증액갱신 비중이 올해 10월에는 24.8%로 6.0%포인트 증가했다. 감액갱신 비중은 지난 6월 69.8%에서 10월에는 64.3%로 5.5%포인트 감소했다.
이런 전세가 상승세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집값 고점인식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시장에서는 전세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3일 발간한 내년도 주택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전세가가 남은 4분기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 축소에 기인한 임대차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되며 입주 전망 물량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어 가격 상승의 요인이 있다"며 4분기 1%, 내년에는 2%의 상승률을 각각 예상했다.
다만 전세사기의 진원으로 지목됐던 연립과 다세대 등 빌라 시장에서는 역전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 가운데 52.5%는 전세 보증금이 기존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은 지난달 전체 분석 대상 8786건 중 4615건이 평균(356만원) 낮은 전세보증금으로 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