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6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미성 기자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전지역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야당발 변수가 발생했다. 충청권 최다선인 박병석(대전 서갑)전 국회의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황운하(대전 중구)의원이 여당대표 출마지역에서 맞대결을 선포하면서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전 의장은 6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한다는 저의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을 내려놓을 때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6선 국회의원과 의장으로 헌신했던 날들은 큰 보람과 영광이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면서 "대전 서갑 주민들은 부족한 저를 한결같이 믿어줬고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일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뤄왔다. 의회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는 박 전 의장이 의회 수장직까지 맡았던 만큼 더 이상의 출마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였다.
다만 박 전 의장의 지역구에 뚜렷한 후계자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박 전 의장이 내리 6선을 해오면서 사실상 당내 경쟁자는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총선을 5개월여 남긴 상황에서 당내 후보군들이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 후보군으로는 박 전 의장과 정치 일정을 함께 해온 이용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이 경선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지역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겠다던 장종태 전 서구청장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인 이영선 민주당 대전시당 법률지원단장 역시 서갑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출미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12월 예비후보 등록 전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유지곤 중앙당 보건의료특별위 부위원장도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발 변수는 또 있다.
초선인 황운하(대전 중구)의원이 여당 중진인 김기현 당대표와의 맞대결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황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김기현과 주호영 등 인지도가 높은 영남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등 험지 출마해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김기현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한다면 그리고 당이 명령한다면 저 역시 저를 키워주신 지역구 주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당의 양해를 얻어 대의를 위해 해당 지역구에서 제대로 승부를 겨루고 싶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이던 김 대표와 측근 비리 의혹이 터져 울산경찰청의 수사가 진행됐다. 당시 청장은 황운하 의원이다.
김 대표는 당시 청와대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하명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지만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 등은 불기소 처분됐고 황 의원은 공권력을 악용해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저는 누가 옳은지 정면승부를 한번 제대로 하고 싶었지만 이미 공천이 확정된 상황에서 제가 울산에 갈수 없어 대결이 무산됐다"면서 "마침 김 대표의 수도권출마론이 거론된다고 하니 기회가 온 듯 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야당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황 의원이 개인적 감정이 아닌 정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지역구를 벗어나 김 대표와의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했지만 자칫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면서 "최다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 등 민주당발 변수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